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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기본의무'만 지켰어도 어린이 44명은 죽지 않았다

어린이 교통사고 상당수는 과속, 중앙선 침범 등 심각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라 운전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피할 수 있는 기본 의무위반 행위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1만1천264건의 가해 운전자 법규위반 유형을 분류한 결과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6천174건(54.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은 도로교통법 49조에 명시된 전방 주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모든 운전자의 준수사항'을 어긴 행위로,운전에 집중하며 방어 운전해야 한다는 기본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2016년 한 해 이 같은 운전자 의무위반 행위로 사망한 어린이는 전체 사망자 71명의 62%에 해당하는 4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부상자도 전체 1만4천215명의 절반이 넘는 7천659명(53.9%)에 달했습니다.

반면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처럼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법규를 위반하는 행위는 전체 어린이 교통사고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습니다.

과속에 따른 어린이 교통사고는 29건(0.3%), 중앙선 침범은 431건(3.8%), 신호위반은 1천250건(11.1%)으로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보다 눈에 띄게 적었습니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운전자의 사각지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충동이나 몰입 성향이 강한 탓에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거나 무단횡단할 확률도 높아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에 따른 교통사고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공단 관계자는 "운전자가 기본의무를 지키지 않고 한눈을 팔면 돌발상황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제한속도를 지키고 차량 출발과 주·정차 전 주위를 꼼꼼하게 살피는 등 안전운전 의무만 제대로 지켜도 어린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따뜻한 날씨에 야외활동이 늘면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연중 가장 많은 시기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어린이 교통사고는 5월이 1천2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월(1천91건), 6월(1천73건), 8월(1천50건), 4월(1천16건) 등 순이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날이 따뜻해지면서 가족 단위 이동과 야외활동이 잦은 5월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며 "운전자는 물론 가정과 학교, 보육시설에서도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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