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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꿈' 스스로 내려놓은 이동국

1998년부터 시작한 월드컵 악연…스스로 내려놨다<br>신태용 감독에게 "내가 물러나야 후배들이 성장"

'월드컵의 꿈' 스스로 내려놓은 이동국
1998년 6월 20일.

한국축구대표팀 이동국(39·전북)은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만 19세의 나이로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네덜란드와 경기에 출전해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세웠다.

비록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의 0-5로 대패했지만, 한국 축구는 이동국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이동국은 이후 유독 월드컵과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신임을 받지 못해 엔트리 탈락의 쓴맛을 봤고,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동료들이 4강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에 눈물을 흘렸다.

부상 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주전 공격수 자리를 확고히 했던 이동국은 월드컵 무대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이동국이 12년 만에 밟은 꿈의 무대였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 여파로 좀처럼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차전 그리스와 조별리그에서 결장했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선 후반 36분에야 박주영을 대신해 출전했다.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도 결장했다.

우루과이와 16강전은 악몽과 같았다.

1-2로 뒤지던 후반 41분 후방에서 올라온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이동국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이동국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성실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펼치며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9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신태용호에 합류해 맏형으로서 팀을 하나로 뭉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당시 이동국은 우즈베키스탄과 '단두대 매치'를 앞두고 많은 부담과 스트레스 때문에 왼쪽 눈의 핏줄이 터지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무승부를 일궈내며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마지막 월드컵 도전 길목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이동국은 최근 신태용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물러나야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다"라며 월드컵 출전 양보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용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동국과 대화를 소개하며 "이동국 발탁은 힘들다"라고 말했다.

1998년에 시작한 월드컵 무대를 향한 20년의 도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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