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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이란 핵무기 보유 중" 논평 황급히 정정…"오타였다"

백악관 "이란 핵무기 보유 중" 논평 황급히 정정…"오타였다"
백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발표에 대한 논평에서 시제를 혼동한 오타를 내 자칫 잘못하면 국제적인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고 CNN방송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이란이 2015년 주요 6개국과의 핵 합의에 서명하기 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감춘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있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프레젠테이션과 관련, "미국이 오래전부터 알던 사실과 일치한다"며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has)"는 문장을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했다'(had)"로 논평의 시제를 정정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오타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12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파기 시한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긴박한 분위기를 고려할 때 현실 세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실수라는 것이 미 언론의 지적입니다.

백악관이 논평을 낸 이유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여파는 더 클 수 있었다고 미 언론은 비판했습니다.

CNN은 "우리 모두 실수를 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분석을 무시한 채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추진 중이라고 믿는 상황인 만큼 '보유하고 있다'와 '보유했다'는 매우 큰 차이를 지닌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이란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이를 입증할 5만5천쪽 분량의 문서와 CD 183장을 입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영어로 진행한 이 프레젠테이션은 TV로 중계돼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감췄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 내용에 대해 "옛날 소식"(old news)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도 성명에서 "방금 이스라엘이 발표한 정보에 대해 미국도 이미 주지하고 있다"고 밝혀 이를 알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프레젠테이션과 관련,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거짓 경고를 멈출 수 없는 소년이 또 그 짓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치명적 오타와 상관없이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 핵협상을 비판하며 공격적인 입장을 견지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협상이 완전히 잘못된 위장 속에 이뤄졌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란은 시작부터 거짓말을 했다. 그들은 정직하지 못한 행위자다. 협상은 정확하지 않은 것에 기반해 이뤄졌으며 우리는 이를 큰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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