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싶었어' 프랑스 입양 여성 45년 만에 생모와 상봉

프랑스로 입양된 50대 여성이 경찰 도움으로 45년 만에 극적으로 어머니를 만났다.

2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1973년 대구 남구 모 보육원에 입소해 이듬해 프랑스로 입양된 이 모(프랑스명 마거릿·55)씨가 생모를 애타게 찾는다는 신고가 장기실종수사팀에 접수된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경찰은 이후 보육원 입소카드에 적힌 이씨의 생모 이름으로 소재지를 추적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메일 등으로 이씨와 수차례 접촉한 결과 입소카드에 적힌 생모의 이름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씨가 기억한 생모의 성은 이씨가 아니라 송씨였던 것.

이씨는 2년 전에도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헛걸음만 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생모 이름과 사진 한 장을 넘겨받아 행정 전산망을 통해 다시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씨가 기억하는 생모의 나이를 토대로 1925년부터 1950년에 사이에 태어난 사람 중 같은 이름을 가진 10여명을 추려낸 뒤 일일이 대조했다.

확인 결과 보육원 입소카드에 이씨라고 적혀 있던 생모는 현재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송모(83)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송씨와 접촉해 45년 전 헤어진 딸 이씨와의 재회 의사를 확인한 뒤 만남을 주선했다.

네덜란드 출신 회계사와 결혼해 사는 이씨는 이날 남편과 함께 대구지방경찰청에 달려와 감사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어머니 송씨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45년 만에 만난 모녀는 서로 마주한 순간부터 복받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반가움과 미안함이 섞여 한동안 얼굴만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가 그리웠던 어머니를 보며 연신 큰절을 했고 어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딸의 손을 잡고 만류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씨는 어눌한 한국말로 "사랑해 엄마, 보고싶었어!"라며 얼싸안았고 어머니도 "미안해!"라는 말만 되뇌며 45년간 쌓여있던 한을 내려놓았다.

이들 모녀의 상봉은 한 네덜란드 방송사 제작진도 동행해 취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