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여야 원내대표단과 만찬…국회 정상화 촉구

정세균 국회의장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1일) 여야 5당 원내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만찬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 부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겨둔 정 의장은 여야 간 극심한 대립에 4월 국회를 '빈손'으로 끝낸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자성의 인사말을 했습니다.

정 의장은 "남북 간에도 대화가 트이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도 대화가 열리는 세상이 됐는데 여야 4 교섭단체, 5당 간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딴집에 원내대표단만 모아놓고 문을 잠근 뒤 합의할 때까지 못 나가게 하면 어떨까요" 라고 농담을 한 뒤 "그것이 제 심정이자 국민 심정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 파행을 놓고 뼈 있는 인사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이 중심이 되는 의회주의를 잘 살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 여러 어려움에 부딪혔다 "며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색된 정국을 풀기 위해선 집권당이 풀어야 한다. 민주당이 특검 요구해서 수용이 안 된 사례가 없다"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특검을 민주당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정국이 경색되면 물꼬를 트는 것은 항상 정부·여당"이라며 "우 원내대표께서 정국 경색을 푸는 보따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두당 원내대표들이 국회공전에 가장 커다란 책임이 있는 만큼 두 분이 어디 다른 방에 가서 합의할 동안 아예 저녁밥도 안 드리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며 농담 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노 원내대표는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인 한반도마저도 냉전의 장벽이 걷혀가기 시작하고 있다"며 "여의도가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으로 돼 있는 현실이 대단히 부끄럽고 애석하다"고 말했습니다.

인사말이 끝나고 비공개로 진행된 식사 자리에선 여야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