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이 저마다 조각칼을 들고 조심스럽게 도장을 파고 있습니다.
자신의 한글 이름이나 약자를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새겨 넣습니다. 직접 만든 도장을 종이에 찍으면서 흐뭇해합니다.
[파스칼 : 정말 흥미로워요. 아주 오랫동안 도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오리안 : 전각 파기를 해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한국예술을 알게 돼 좋습니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판화작가 이철수 판화전을 열면서 판화와 원리가 비슷한 도장 파기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목판화 전시회에 온 현지인들은 호기심 어린눈으로 작품 하나하나를 진지하게 감상합니다.
판화로 시를 쓴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철수 작가의 작품에는 간결한 선과 이미지에 함축적인 글이 녹아들면서 문화가 다른 프랑스인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냅니다.
[엘로이즈 : 무척 특이하고 한국스타일의 예술 같네요,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고 싶어요.]
전시회에는 판화 원본 동판에 잉크를 묻혀 한지에 판화를 찍어 주는 행사도 함께 열려 하루종일 줄이 이어지는 등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철수 판화전은 지난해 9월 헝가리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지역을 돌면서 현지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