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1분기 아쉬운 성적표…중국 판매 회복은 긍정적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모두 '뒷걸음질'했습니다.

원화 강세가 실적 악화의 공통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로 부진의 골이 깊던 중국 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대차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12조5천622억원, 영업이익 3천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20.2% 감소한 것입니다.

경상이익은 5천138억원, 당기순이익은 4천3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0%, 43.6% 줄었습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고부가가치 차종인 레저용차(RV) 모델 비중이 전년보다 3.2%포인트 늘어난 41.0%를 기록하면서 판매단가는 상승했지만, 급격한 원화 강세가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재고 축소를 위해 인센티브를 늘린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력 볼륨 모델인 신형 K3가 좋은 반응을 얻은 가운데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신형 K9이 합류하면서 작년 1분기보다 2.4% 많은 12만3천771대를 팔았습니다.

해외 실적은 재고 안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물량을 조절한 미국(작년 동기 대비 9.7% 감소)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사드 여파가 있던 중국(8만2천206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6.4% 증가하는 등 개선이 뚜렷했습니다.

유럽 지역(3.8%)과 중남미·중동·아시아 등 기타 시장(1.7%)도 판매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러시아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38.2% 많은 4만8천274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습니다.

멕시코에서는 22.1% 증가한 2만3천201대의 판매 실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5.0%에서 6.9%로 올랐고, 멕시코를 포함한 전체 중남미 시장 성장률은 10.8%였습니다.

이에 따라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총 64만5천495대로 1년 전보다 0.2% 늘었습니다.

기아차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RV,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신형 K3를 북미, 중동·아프리카 시장 등에 잇따라 출시해 올해 국내외에서 총 26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K3 구형 모델과 중국 전략형 모델까지 포함해 연간 4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게 목표입니다.

또 신형 K9의 국내 판매를 확대하고 하반기부터는 중동, 러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4분기 중 미국에 출시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예정으로, 북미 시장에는 내년 초 전용 SUV 모델도 추가됩니다.

하반기 국내 출시되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니로 EV는 연내 서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도 진출합니다.

니로 EV는 지난 2월 국내에서 진행된 3일간의 예약판매에서 5천대 이상 계약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는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는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중남미·중동·아프리카에서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K2의 판매를 늘리고 신형 K3를 신규 투입합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소형 SUV 이파오와 준중형 SUV 즈파오 등 RV 모델을 앞세워 실적 개선에 나서고, 기아차는 즈파오를 올해 5만대, 연평균 8만대 판매한다는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