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경찰이 장기미제 '제주 보육교사 피살 사건' 재수사 나선 결정적 단서

제주에서 장기미제로 남아 있는 2009년 2월 '보육교사 피살사건'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에 돌입, 9년 만에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재수사를 공식화하고 당시 논란이 된 피해 여성 사망 시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진행한 동물이용 실험 결과를 오늘(25일) 발표했습니다.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와 전국 과학수사요원의 연구결과 피살된 보육 여교사 A(당시 27세)씨는 실종된 시점부터 사흘 이내에 사망했다는 결론이 도출했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당시 기후 상황을 재현하고서 동물(비글·돼지)을 이용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사후 7일이 지났음에도 습도와 온도 등의 급변하는 기상적 특성에 따라 사체의 부패가 지연되고 시신의 옷 상태와 유기된 장소의 환경적 특성으로 사람의 내장기관 중 하나인 직장 체온이 대기 온도와 같아지지 않고 높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존 법의학적 일반 이론은 숨진 지 24시간 이내 체온이 떨어져 대기 온도와 같아진다는 것입니다.

또 A씨의 유류품이 비에 젖어있는 점을 토대로 A씨가 실종된 그해 2월 1일 이후 비가 마지막으로 내린 2월 3일 이전에 범행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사망 추정 시간이 어느 정도 특정됨에 따라 경찰은 용의군을 압축하고서 수사망을 좁히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당일 여성의 행적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면서 "범인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 부검에서는 직장 체온이 13도로, 대기 온도(9.3도)보다 높아 일반적 가설에 따라 24시간 이내 사망했다고 추정됐습니다.

소화되지 않은 위의 음식물 등이 검출된 점도 시신 발견 시점에서 24시간 내 숨졌을 것이라는 추론을 뒷받침했습니다.

부검의의 이러한 사망 추정 시간은 실종 당일 숨졌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던 당시 경찰의 수사 방향과 달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A씨는 2009년 2월 1일 새벽 3시께 제주시 용담2동에서 남자친구와 만난 후 택시를 타고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집으로 가는 도중 실종됐습니다.

실종 신고가 들어오자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 수사에 들어갔으나 일주일 뒤인 8일 A씨는 제주시 고내봉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려 살해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