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일이 2개인 까닭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현지시간 21일 92세 생일을 맞이합니다.

로이터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른 왕실 식구들과 함께 이날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석합니다.

이번 주 런던에서 20년 만에 영국 연방 정상회의가 열린 점을 감안해 톰 존슨과 스팅 등 영국 출신 가수는 물론 호주의 카일리 미노그 등 영연방 출신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런던 중심부에 있는 브루톤 스트리트에서 태어났습니다.

25세였던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에 이어 왕위에 올라 현존하는 군주 중 재임기간이 가장 긴 66년에 이릅니다.

전 세계 군주 중 가장 고령이지만 여왕은 여전히 공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영국 여왕은 '진짜 생일'과 '공식 생일' 등 두 개의 생일을 갖고 있습니다.

여왕의 진짜 생일은 태어난 날인 4월 21일이지만 공식적으로는 6월 둘째 주 토요일에 기념식을 엽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6월 9일이 여왕의 공식 생일이 됩니다.

여왕이 두 개의 생일을 갖게 된 계기는 영국 날씨와 관련이 깊습니다.

250여 년 전 당시 영국 왕이었던 조지 2세는 11월에 태어났습니다.

조지 2세는 11월 날씨가 너무 추워 대중적인 생일 축하 파티를 열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 여름에 공식 생일 축하 파티와 연례 군대 열병식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때부터 영국 왕의 공식 생일은 여름에 지정하는 전통이 시작됐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인 조지 6세 역시 12월 14일 태어났지만, 공식 생일은 여름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여왕은 통상 실제 생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냅니다.

왕실 기포병은 올해 여왕의 실제 생일을 맞아 21일 런던 하이드 파크와 런던 타워 등에서 축포를 쏠 예정입니다.

6월 9일 공식 생일에는 1천400여명의 병사와 200마리의 말, 400여명의 음악인이 참여해 군기열병식으로 불리는 대규모 퍼레이드와 함께 기마 행렬, 공중분열식 등을 펼칩니다.

이때 여왕은 다른 왕실 가족과 함께 버킹엄 궁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예정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