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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장애인 객실…"여행 가고 싶어도 포기"

<앵커>

여행 가고 싶을 때 장애인들은 숙박업소 고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객실을 30개 이상 가진 숙박업소는 의무적으로 장애인 객실을 두어야 하는데,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곳이 많고 또 있다 해도 엉망인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강청완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유명 체인 호텔, 장애인 객실을 찾았습니다. 힘겹게 문을 여니, 통로가 워낙 좁아 휠체어가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화장실은 들어서는 것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박윤구/1급 지체장애인 : 여기 홈이 좀 넓다 보니까 이렇게 걸려버리는 수가 있어요.]

변기와 세면대가 바싹 붙어 있어서 변기에 앉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욕조에 설치돼 있어야 할 안전 손잡이도 없습니다.

[박윤구/1급 지체장애인 : 손잡이 같은 게 없어서 미끄러지거나 이럴 위험이 있네요. 이쪽에도 하나 있어 줘야 하거든요.] 

서울의 한 4성급 호텔, 이곳 장애인 객실도 미흡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박윤구/1급 지체장애인 : 여기 지금 샤워를 하려면은 휠체어가 젖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옮겨 앉아서 할 수 있는 의자가 좀 필요한데 그게 없네요. 바닥에 내려앉아서 할 수 있는 방법밖에 없죠.]

옷걸이나 미니바가 높다 보니 휠체어에 앉아서는 손이 닿질 않습니다.

객실이 30개가 넘는 숙박업소는 관련법에 따라 0.5~1% 이상 장애인 객실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장애인 객실을 둔 업소는 전체의 62%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앞서 본 것처럼 대충 해 놓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현실이 이러니 장애인들은 예약 단계에서부터 좌절하기 일쑤입니다.

[(장애인 객실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저희는 그렇게 배정되는 건 따로 없어요.]

[최경숙/한국장애인개발원장 : 법은 있지만, 그 법이 정책으로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실태입니다.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지에 대한 모니터링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장애인단체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장애인 다섯 명에 네 명은 여행이 가고 싶어도 불편한 편의 시설 때문에 포기한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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