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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과 만난 유아인…'아인시대'의 2막

이창동과 만난 유아인…'아인시대'의 2막
다시 유아인이다.

2016년 2월 영화 '좋아해줘' 이후 2년, 2017년 6월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이후 무려 1년여 만에 영화 '버닝'으로 돌아온다.   

드라마 '밀회', 영화 '베테랑'과 '사도'를 연이어 선보였던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가히 '아인시대'였다. 소년에서 남자가 된 유아인은 어떤 20대 배우에게도 보지 못한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했다. 대중들은 유아인의 강렬한 연기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개인의 역량과 대중의 인기가 비례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유아인은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첫 번째는 군 문제였다. 2013년 '깡철이'와 2014년 '베테랑' 촬영 중 입은 부상으로 2015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다섯 차례의 재검을 받은 끝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유아인은 개성이 뚜렷하고 자아가 강한 배우다. 대중이 열광한 것도 그의 뜨거운 에너지였다. 숨길 줄 모르고 숨길 생각도 없는 그 선명한 자아는 이따금씩 대중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SNS 논란은 팬의 열광과 안티의 비난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이른바 애호박 트윗으로 촉발된 SNS 논란은 페미니즘 논란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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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감독의 말을 빌어 유아인의 SNS 활동을 치기 어린 행동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개인의 공간에서 가치관과 소신을 밝히는 것은 자유다. 다만 유명인의 입이 가진 영향력과 파급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응원과 비난이 대립한 그 떠들썩한 뒷말을 감내하는 것도 유아인의 몫이다. 

지난 약 6개월간의 설왕설래 속에서도 유아인은 배우의 본분은 잊지 않았다. 2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인 '버닝'에 열정과 역량을 불태웠다. 충무로 최고의 거장 이창동과의 첫 번째 작업이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1983년 발표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한다. "헛간을 태운다"는 표현은 중의적 의미로 사용되며 세 남녀를 둘러싼 비밀스러운 관계를 암시한다. 이창동 감독은 "불타다", "빠져들다"라는 두 의미를 지닌 영단어 '버닝'(Burning)을 영화 제목으로 선택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각각의 이야기는 다를지언정 바탕에 삶과 인간이 있고, 죄와 구원이라는 주요한 화두가 등장한다. '버닝' 역시 이 화두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특유의 연출력에 대한 기대가 솟구친다.  

게다가 전작을 통틀어 가장 젊은 영화다.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라는 세 배우에게 투영할 청춘의 군상은 어떤 모습일까. 필름 촬영만을 고집해온 이창동 감독이 처음으로 시도한 디지털 영화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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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은 오는 5월 8일 개막하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칸이 사랑하는 거장'이라는 이창동의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영광스러운 뉴스였다.

유아인은 2005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수상에 대한 기대를 차치하고 설레는 것은 어떤 틀로도 규정할 수 없는 유아인의 흡입력 있는 연기를 조만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유아인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촬영 이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 고통스러워 할 만큼 '종수'라는 인물과 혼연일체 됐다.

그간 떠들썩한 논란 속에서도 기다린 단 하나는 '배우 유아인'의 컴백이었다. 최근 공개된 1분 남짓한 예고편에서 유아인의 가장 빛나는 얼굴을 봤다. 쓸쓸하고 처연한, 연약하지만 쓰러지지 않는 비에 젖은 짐승과 같은 모습이었다.  

'배우 유아인'의 시간이 다가온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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