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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쫓으려 8세 소녀 성폭행·살해한 힌두 주민…인도 사회 발칵

무슬림 쫓으려 8세 소녀 성폭행·살해한 힌두 주민…인도 사회 발칵
인도에서 종교적인 갈등과 여당 주의원의 일탈이 빚은 8세와 16세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이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습니다.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뭄바이, 벵갈루루, 보팔 등 여러 도시에서 어젯밤(15일) 수천 명이 모여 올해 초 벌어진 8세 무슬림 소녀 성폭행·살해 사건 등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열었습니다.

인도에서 전국적인 성범죄 항의집회가 열린 것은 2012년 12월 뉴델리 여대생 버스 내 집단성폭행 사망 사건 이후 처음입니다.

뉴델리에서는 의회 앞 도로에 2천여 명이 모였고, 델리 여성위원회 스와티 말리왈 위원장은 미성년 대상 성폭행 재판을 6개월 내 마칠 것을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앞서 잠무-카슈미르 주 카투아에서는 무슬림 가족의 8세 소녀가 지난 1월 초 실종됐다가 1주일 만에 성폭행·고문 흔적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사에 미온적이던 경찰은 무슬림 주민의 격렬한 시위와 주 총리의 지시를 받고서야 힌두 주민들이 무슬림 유목민을 쫓아내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고 전직 주 정부 공무원과 현직 경찰관 등 8명을 최근 체포했습니다.

이 사건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 여당 인도국민당(BJP) 소속 잠무-카슈미르 주 주의원 2명이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사임하는 등 힌두와 무슬림 간 갈등을 둘러싼 정치 문제로도 비화했습니다.

힌두 주민들이 다수인 잠무 시 변호사 협회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품고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운나오에 사는 한 16세 소녀가 1년 전 인도국민당(BJP) 소속 쿨딥 싱 셍가르 주의원과 그의 동생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지난 8일 요기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의 집 앞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 소녀의 부친은 앞서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달 초 셍가르 주의원의 동생에게 심하게 구타당했고 지난 9일 숨졌습니다.

셍가르 주의원 형제는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서부 구자라트 주 수라트에서 지난 6일 신원을 알 수 없는 10세 전후의 소녀가 성폭행당한 뒤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3일 어떤 범죄도 방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며 내부의 악을 없애기 위해 협력하자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모디 총리의 언급이 너무 늦은데다 여당 주의원들이 범죄에 연루된 데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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