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인기 상승세의 중심에는 정해인이 있다. 여주인공 손예진이 ‘멜로 여신’으로 제 능력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면, 정해인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 연기력과 매력으로 든든하게 드라마를 받쳐주고 있다. 두 사람은 드라마 첫방과 함께 TV화제성 부문 1, 2위에 나란히 랭크되며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수치로 입증했다.
정해인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예가 아니다. 2013년 걸그룹 AOA의 ‘MOYA’ 뮤직비디오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2014년 TV조선 ‘백년의 신부’의 최강인 역을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같은해 tvN ‘삼총사’의 무사 안민서, 2015년 KBS 2TV ‘블러드’의 주현우 역까지, 정해인은 조연으로서 차근차근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정해인이 연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한 계기가 된 작품은 2016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SBS ‘그래, 그런거야’였다. 극중 유재호(홍요섭 분)-한혜경(김해숙 분)의 막내아들 유세준 역을 연기한 정해인은 긴 호흡이 필요한 주말가족극, 그 것도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의 산 증인인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해 수많은 연기선생님들 밑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당시 정해인은 “대본을 한 번 보지 않는다. 열 번 보고 백 번 보면 다르다. 계속 보다보면 자연스러워진다”며 자신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매 신마다 배움의 연속이다”라며 이 작품에 참여한다는 게 얼마나 의미있는 지 설명한 바 있다.
정해인은 유명드라마에 잠깐 카메오 출연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앞서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에 덕선(혜리 분)을 짝사랑했던 호영 역으로 출연했고, 또 2017년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 은탁(김고은 분)의 첫사랑 최태희 역으로 등장했다. 두 작품 모두 잠깐의 출연이었지만, 정해인은 웃는 모습이 예쁜 첫사랑남으로 극중 덕선과 은탁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당시 “태희오빠 역할의 훈남은 누군가요?”라는 질문부터 “태희오빠는 사랑입니다”라는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배우 정해인의 꽃길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종석과 수지라는 톱한류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주연 한우탁 역으로 출연하며 이종석, 수지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완벽한 경찰복 자태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남자의 매력을 발산함과 동시에, 이종석, 수지와 각각의 케미까지 뽐내며 자신만의 명확한 색깔로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만났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란 작품을.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화제작에 연거푸 출연하며 웬만큼 인지도와 인기를 쌓았던 그는 이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그야말로 ‘빵’ 떴다. 정해인 때문에 밤잠 설친다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정해인’이 자주 오르내리고, 드라마 시청률과 인물 화제성 순위까지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중국에서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중국 최대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 드라마(중국 전체 드라마 포함) 해시태그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는 한국 드라마 차트 1위를 차지해 드라마와 정해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정해인의 개인 웨이보 팔로워 수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소속사는 정해인의 성공을 부모의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거나, 가수 연습생에서 연기자로 전환한 소속사 다른 배우들과 달리, 정해인은 처음부터 FNC에서 연기로 발탁해 지금까지 키워온 ‘FNC 1호 배우’다. 그가 연기를 위해 얼마나 성실하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는지, 그 모든 과정을 곁에서 봐왔기에, 지금 정해인의 성장과 성공을 더 기쁘게 바라볼 수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정해인이 갑자기 잘 된 게 아니다. 전부터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차근차근 걸어온 친구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해인이는 언젠가 잘 될 거다’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지금 정해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정해인에게는 배우로서의 매력 외에도 이미지를 격상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면들이 존재한다. 먼저 그는 이미 20대 초반에 군대를 다녀온 '군필' 배우다. 30대 초반의 남자 배우들이 현재 대부분 군복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울 배우로 인기에 연기력까지 갖춘 정해인에게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는 게 당연하다. 또 정해인은 다산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라는 남다른 집안이력까지 있다.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력이긴 하지만, 이런 남다른 배경이 그를 에워싸는 또 하나의 고급스러운 ‘아우라’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정해인은 2년 전, ‘그래 그런거야’로 취재진을 만났을 당시 20대 중반이라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며 “원래 연기할 생각이 없다가 뒤늦게 하겠다고,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부모님을 이기면서 연기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그의 부모님도 아들이 연기하는 걸 그 누구보다 좋아할 것이다. 늦게 시작하면 어떤가. 지금 이렇게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는 배우가 됐으니.
[사진= JTBC, SBS, tvN, FNC 제공, 정해인 인스타그램]
강선애 기자
(SBS funE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