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와서 미안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진도 팽목항 분향소 방명록에는 정성스레 새긴 손글씨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4년 전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가던 세월호를 무기력하게 바라봤던 추모객은 '잊지 않겠다'던 그날의 다짐을 되새기며 팽목항에 섰다.
부모 손을 하나씩 붙잡고 가는 아이, 교복 입은 딸과 엄마, 머리 희끗희끗한 부부까지 바람결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을 따라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 아들과 함께 팽목항을 찾은 젊은 부부는 안전한 세상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원했다.
엄마 팔짱을 낀 교복 차림의 여학생은 빛바랜 노란 리본에 담긴 추모글을 찬찬히 읽으며 방파제 끝까지 느린 발걸음을 내디뎠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팽목항까지 길을 나선 노부부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일부러 먼 걸음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광주에서 온 추모객 김모(74·여)씨는 "오늘만큼은 꼭 팽목항을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잊지 않기 위해 달력에 표시까지 해뒀다"라고 밝혔다.
아내 손을 잡고 온 송모(71)씨는 "안산 분향소가 철거된다는 뉴스를 봤는데 팽목항은 어떻게 될지 몰라 한 번 찾아왔다"라며 "세월호 참사만큼은 반드시 우리 사회가 대대손손 기억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팽목항에서는 4·16 참사 당일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오후 4시 16분에 맞춰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추모행사를 연다.
참가자들은 희생자 넋을 기리고, 재난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