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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주도 아랍연맹 "이란, 주변국서 철수해야"

아랍연맹 회원국 22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제29차 아랍권 정상회의가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렸습니다.

회의를 주관한 사우디 외무부의 아델 알주바이르 장관은 행사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아랍권 정상들이 이란이 중동의 주변국에서 군사조직을 철수하고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우디가 내정간섭의 객체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시리아와 이라크, 레바논 등 이른바 '시아파 벨트'와 예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혁명수비대의 군사 고문단을 파견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하시드 알사비)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직접 지원합니다.

시리아엔 군사고문단 외에 자원병과 현지 무장조직 등 친이란 성향의 무장 병력이 약 2만명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지만, 예멘 반군에 대한 군사 지원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이날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는 미국의 결정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를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명칭) 정상회의'라고 이름붙이고, 팔레스타인 지원기금 2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내통 의혹에 휘말려 흔들렸던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부각함으로서 이슬람 지도국으로 권위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매년 열리는 이번 회의에 다른 회원국은 정상이 참석했지만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불참했습니다.

카타르 국영통신은 "이번 정상회의는 아랍연맹에 파견된 사이프 빈무카담 알부아이나인 상주 대표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고만 보도했습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류 수니파 아랍권 국가는 지난해 6월 카타르의 테러조직 지원과 친이란 정책을 문제삼아 일방적으로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단교 해제의 조건으로 카타르에 이란과 절연을 요구했으나 카타르는 "천연가스전을 공유하는 사이로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일축했습니다.

셰이크 타밈이 지난해 요르단에서 열린 정상회의엔 단교 중에도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사우디와 갈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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