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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말이 맞나…美 "미사일 공습 성공" vs 시리아 "대부분 요격"

누구 말이 맞나…美 "미사일 공습 성공" vs 시리아 "대부분 요격"
14일 시리아 공습을 주도한 미국은 "미사일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시리아와 러시아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맞서면서 공습 결과와 그 효과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은 공습 개시 이후 성명 발표와 언론 브리핑, 기자 회견을 잇따라 열고 시리아 공습을 '성공적인 임무 완수'로 자평했습니다.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와 함께 합동 공습작전에 나서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의 한 연구시설과 중서부 홈스에 있는 물류시설 등 3곳에 미사일 105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습 직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된 타깃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행동의 목적은 화학무기 생산, 사용, 확산에 맞서 강력한 억지력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리아와 그 최대 동맹인 러시아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시리아 외교부와 군은 서방의 공습을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라고 규정한 뒤 "다마스쿠스와 기타 지역으로 날아온 110여 발 대부분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현황도 미비하다는 게 시리아 측 설명입니다.

미사일 한 발 정도만 바르자의 과학연구센터를 타격해 건물이 파괴됐고 홈스에서도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 한 발로 3명이 다쳤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시리아 정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공습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모습으로 집무실로 출근하는 사진을 공개, 다마스쿠스의 일상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시리아의 최대 동맹인 러시아군 역시 구소련 시절의 시리아 방공망이 크루지 미사일 70% 이상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며 시리아군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러자 미 국방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공습을 '성공'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화학무기 핵심시설 3곳의 심장부를 모두 명중했고 시리아의 방공망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또다시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는 있지만 공습 전후의 사정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실효성과 효과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리아 정부는 지난 2013년 러시아의 중재로 체결된 합의에 따라 이미 자국 내 화학무기가 모두 폐기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공습 대상으로 지목한 시설들에서도 화학무기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공습의 원인이 된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화학무기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 서방이 꾸며낸 일이라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동구타 화학무기 공격을 시리아 정부 책임으로 돌리면서도 이번 공습 대상이 된 화학무기 관련 시설들에서 지난 2013년 이후에도 계속 화학무기 관련 물질들이 생산된 것인지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리아 측 주장대로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정부 측 인사는 러시아로부터 공습에 관한 조기 경보를 받은 덕에 목표물이 된 기지로부터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시리아 국영 매체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의 자원이 집중 배치된 지역과 요충지가 대체로 평온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공습 효과에 대한 외신의 회의적인 분석도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AP통신은 화학무기에만 초점을 맞춘 서방의 이번 공습이 알아사드 정권의 주요 기지, 무기, 군 병력 등 군수에 근본적으로 충격을 줄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한계는 미국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매켄지 합참 중장은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번 공습의 성공을 자평하면서도 "여전히 시리아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잔여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미래에 화학 공격을 계속 실행할 능력 자체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시인했습니다.

AP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능력과 서방의 공습에 정확히 타격받은 곳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며 제한된 이번 공습이 시리아 반군에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서방의 이번 공습이 최소 5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7년째 이어온 시리아 내전의 판세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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