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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가 더 비싸'…입주자 대표와 가전업체 '은밀한 거래'

<앵커>

새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이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한 자리에서 살 수 있는 입주박람회가 열립니다. 공동구매니까 당연히 값이 저렴할 것 같은데, 시세보다 비싸게 판 아파트도 있었습니다. 입주민 대표와 박람회 참가업체의 은밀한 거래 때문입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1천500여 세대 규모인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난해 12월 입주에 맞춰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입주민은 새집에 넣을 가전제품을 공동 구매했는데도 일반적인 가격보다 비싼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입주민 : 왜 우리는 (에어컨이) 630만 원이냐. 너무 비싸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다른 분이 본인은 공동구매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알아봐서 혼자 구매했는데도 550만 원에 했더라고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입주자 대표가 박람회 참가업체 직원과 나눈 대화입니다.

[당시 입주자 대표 (참가업체와의 대화내용) : (내가) 박람회 들어오게 해주면 (제품을 주는 게) 약속이었는데, A9(청소기)하고 건조기만 우리 집에 다 갖다놔요.]

박람회 참여 대가로 업체에 공짜 제품을 요구한 겁니다. 입주자 대표는 막상 업체가 박람회가 끝난 뒤 달라는 제품을 다 안 주려 하자 화를 내기까지 합니다.

[당시 입주자 대표 (참가업체와의 대화내용) : 처음부터 건조기 한 대만 (주기로) 했으면, 내가 무리해서 지금 에어컨 회사를 바꿔요? 다른 회사는 더 좋은 조건인데, 나한테 해주는 조건이….]

결국 입주자 대표는 630만 원 어치의 에어컨과 건조기를 얻어냈습니다. 주민들은 이 공짜 제품 비용이 업체의 물건값을 비싸게 한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입주자 대표와 업체의 거래는 갑질을 견디다 못한 업체 직원의 폭로로 입주가 끝난 지난 3월에 드러났습니다.

비난이 빗발치자 입주자 대표는 사퇴와 함께 600만 원을 업체에 돌려줬고, 금품을 요구한 일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예정자 모임 전직 대표를 경찰에 고소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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