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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노조 와해 방식은 '왕따'…"어떻게든 트집 잡아라"

<앵커>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삼성이 조직적으로 벌인 공작에 가까운 행태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삼성 계열사에 다니던 한 직원이 SBS에 털어놓은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상사의 지시로 노조에 가입한 동료를 쉬는 시간까지 감시하고 왕따로 만들어 결국은 회사를 그만두게 만드는 비도덕적인 행태에 자신 역시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그룹 모 계열사에 근무하던 A 씨는 지난해 초, 직속 상관인 한 임원에게 사내 노조 가입자 B 씨의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A 씨는 B 씨가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를 잘하고 있다고 보고할 때면, 윗선의 질책과 압박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내라. 이런 느낌으로 지시를 받았거든요. 이거 외에 더 없냐. 좀 자세히 알아봐라. 옆에 사람들도 좀 더 얘기해보고.] 

그러더니 A 씨는 회사가 B 씨와 가까운 비노조원 동료들을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고, B 씨를 노골적으로 좋은 시간대에 일하게 하는 방식으로 왕따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A 씨 : 야간이나 주말 빠진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채워야 하니까, 그 사람 때문에 피해 보는 게 많아지잖아요. 비노조원들이, 그 부분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삼성이 노조를 와해시키는 이 왕따 전략이 실행된 이후 공략 대상이 된 B 씨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A 씨도 이로 인한 죄책감 때문에 결국 지난해 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삼성 측은 이런 사찰 방식을 모른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이 최근 확보한 노조 와해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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