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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베트남전, 어려워도 우리 잘못 이야기할 때"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규명하기 위해 시민사회 단체가 마련한 '시민법정'의 재판장을 맡은 김영란 전 대법관은 오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잘못을 했을 수 있고, 그 잘못을 교정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시민법정은 1968년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꽝남성에서 한국군으로부터 상해를 입은 베트남인 2명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가상의 소송입니다.

김 전 대법관이 재판장을 맡고, 이석태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한국젠더법학회 회장)가 재판관으로 참여합니다.

김 전 대법관은 "우리 역사에 과거사 정리, 세월호 사건 등 괄호를 쳐둔 부분이 많다"면서 "우리가 가해자가 되는 베트남전은 가장 꺼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을 향해 항상 책임을 요구하던 우리가 가해자가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전 대법관은 다만 "이번 모의 법정은 개별 참가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국가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형사 책임이 아닌 민사 책임을 묻는 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말했습니다.

회견에 참석한 양현아 교수도 "우리나라의 인권 위상이 올라가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본다"며 "가해국으로 비치는 것을 불편해하기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할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법정은 오는 21일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첫 변론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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