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살상 사건 대응을 위해 이번 주 예정된 취임 후 첫 남미 순방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페루 리마에서 개막하는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대응을 총괄하고 세계 각지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관찰하고자 미국에 남을 것"이라며 남미 순방 취소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주정상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할 예정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미주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 등에서 늦어도 48시간 이내에 '중대결정'을 내리겠다며 군사 공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이 다수 사망하자 공격 주체를 시리아 정부군으로 지목하고 무려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폭격했었습니다.
미국이 이처럼 시리아 등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실제 공격 여부의 관건은 이번 화학무기 공격에 사용된 화학물질이 정확하게 무엇으로 판명되는지에 달렸다고 미 언론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4월 시리아를 폭격할 때에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금지협정(CWC)에서 금지한 사린 가스를 사용해 민간인을 학살한 것으로 판단했었습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만약 이번에 사용된 가스도 사린 가스라면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할 확률이 커지지만, CWC 금지 물질이 아닌 염소가스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시리아 정부는 과거 염소가스 공격을 수없이 해왔다는 혐의가 제기됐지만, 트럼프 정부가 여기에 반응한 적은 없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