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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기자 살해" 미국에서 시리아 첫 전범혐의 재판

6년 전 시리아에서 취재 중 정부군의 폭격으로 숨진 미국인 여기자 마리 콜빈의 가족이 시리아 정권이 그를 암살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이 이날 공개한 콜빈 유족의 소장에는 뱌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정부군이 콜빈을 겨냥해 폭격을 가했고, 그가 숨진 것을 축하했다는 전직 시리아 정보당국 관계자의 증언이 담겨있다.

콜빈은 지난 2012년 시리아에서 정부군의 무차별 폭격 상황을 보도한 지 수 시간 뒤에 홈스에 있는 미디어센터에 있다가 폭격으로 숨졌다.

콜빈의 유족은 2016년 아사드 정권이 고의로 콜빈을 살해했다며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시리아 정부를 고소했다.

이는 시리아 정부의 전쟁범죄와 관련해 법정까지 간 첫 사건이다.

소장에는 시리아 정부가 위성전화기 신호를 통해 기자들을 추적했다는 전직 시리아 고위직 망명자들의 증언도 담겼다.

'율리시스'라는 암호명의 망명한 전직 시리아 정보당국 관계자는 시리아군이 콜빈과 그의 동료들을 공격하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자, 외국인와 접촉해 시리아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들과 시위자 등을 추적해 체포하는 작전의 일부였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또 시리아 고위 관리들이 콜빈이 숨진 사실을 확인한 뒤 자축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한 고위직 인사가 "마리 콜빈은 개였다. 그리고 이제 그는 죽었다. 이제 미국인들이 그녀를 돕게 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추가적인 공판 없이 서류로 제출된 증거를 참작해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몇 개월 내에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콜빈의 유족은 외국면책특권법(FSIA)에 따라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은 미국 법원을 통해 외국을 상대로 배상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 소송에 관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25년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의 기자로 일한 콜빈은 1990년대 코소보, 체첸, 동티모르, 리비아 등지를 직접 취재했고 2001년에는 스리랑카 내전을 취재하던 중 수류탄 파편에 맞아 왼쪽 눈을 잃었다.

이후에도 왼쪽 눈에 검은 안대를 차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분쟁지역을 누빈 베테랑 여기자로 꼽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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