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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천억 베트남 의약품 수출길 막히나…제약업계 발 동동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 3위 국가인 베트남 수출길이 막힐 위험에 처했다.

베트남이 의약품 입찰규정을 변경하면서 국내 의약품 등급이 하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제약협회)는 산업계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베트남 정부에 전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 제약협회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은 의약품 입찰규정 개정안을 변경하고 오는 7월 시행을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앞으로 베트남 의약품 입찰시장에서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인정받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만 1~2등급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 2등급으로 인정하던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국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PIC/S 가입국인 우리나라의 의약품 입찰등급은 현행 2등급에서 6등급으로 떨어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입찰등급은 현지 의약품 시장 입찰과 수주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예고된 개정안에 따라 입찰등급이 하향조정되면 지금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70~80%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2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베트남 의약품 수출 시장이 절반 이상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의 우려가 확산하자 제약협회는 이달 초 베트남에 방문해 의약품 입찰규정 변경 배경 등의 현안을 파악하고 현지 관계자와 만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제약협회는 오는 12일까지 제약사의 입장을 취합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협의를 거쳐 베트남 정부에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제약협회는 의견서를 전달하면서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이 적지 않고, 국내 의약품이 고도의 품질관리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등급 유지가 마땅하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PIC/S에 이어 2016년 의약품 규제 선진국 모임인 국제규제조화회의(ICH)에도 가입했다.

또 우리나라 의약품 등급 조정이 베트남 정부와 제약산업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약협회는 베트남제약협회와 이달 중 양국 제약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9월에는 미래협력포럼도 공동 개최하는 등의 상호협력 프로그램도 가동키로 했다.

양국의 의약품 허가·등록 및 품질관리제도 이해, 보험약가제도와 유통시스템 소개, 산·학 협력사례 공유 및 협력분야 도출, 합작투자, 기술제휴 등 협력방안을 의제화해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허경화 제약협회 부회장은 베트남제약협회와의 만남에서 "한국 제약기업들은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기술제휴와 협력사업을 늘릴 계획을 하고 있다"는 등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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