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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곤지암'…소름 돋는 정치적 함의

숫자로 본 '곤지암'…소름 돋는 정치적 함의
공포 영화 '곤지암'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에 담긴 정치적 함의도 조명받고 있다.

지난 3월 28일 개봉한 영화는 2주 만에 전국 224만 명을 돌파하며 '장화 홍련'(314만 명)에 이어 역대 한국 공포 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관객들은 감독이 심어놓은 이스터에그(Easter Egg: 부활절 달걀에서 유래한 것으로 영화나 게임에서 제작자가 숨겨놓은 요소를 말한다. 메시지나 기능 등 형태는 다양하다)를 발견하며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다.

'곤지암'에는 유독 숫자 언급이 많이 된다. 우선 호러타임즈의 운영진이자 기획을 맡은 리더 하준은 곤지암 정신 병원의 개업일은 5월 16일, 폐관일은 10월 26일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 쿠데타 날짜, 사망일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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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정신병원에는 안 열리는 방이 하나 있다. 402호다. 정범식 감독은 "원래는 이 방의 번호를 416호로 하려고 했다가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 402호로 바꿨다"고 밝혔다.

영화 말미 100만 명에 육박했던 유튜브 시청자 수가 503명에서 멈춰 있는 컴퓨터 화면이 클로즈업된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풍자는 곤지암 정신병원의 원장(박지아)을 통해 적나라하게 이뤄진다. 원작은 올림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탁구를 즐긴다. 

정범식 감독은 자신의 대표작 '기담'(2007)에서도 정치적 함의를 심어놓은 바 있다. 주인공 정남(진구)의 일본 이름이 한자로 등장하는데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 이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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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스터에그는 오로지 발견하는 사람만의 재미다. 스토리 라인을 헤칠 정도로 두드러지게 강조하지 않고 그야말로 알듯 모를 듯 제시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는 관객도 많다. 미리 안다면 영화의 재미가 정치적 함의 때문에 반감될 여지도 있다.

정범식 감독은 "그 시대를 살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시대상의 공포가 영화의 초석"이라며 이같은 설정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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