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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가치 부풀린 팀장, '안종범 수첩'에 여러 번 등장

<앵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게 된 경위에 대해 국민연금이 감사에 들어갔다는 소식 지난주에 전해드렸습니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합병 비율을 산정했던 기금운용본부 리서치팀이 우선 감사 대상입니다. 그런데 합병 찬성을 위해 수치를 부풀리고 조작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던 리서치팀장의 이름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에서 발견됐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박하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꼼꼼하게 적어 사초라고까지 불렸던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듬해인 2016년 2~3월  '기금본부, 채 모 리서치팀장, 주식운용실장'이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옆에는 신동철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이름이 함께 기재돼 있습니다.

이런 글이 4~5월까지 4차례나 등장하는데 앞뒤에 기재된 사람들의 인사 이동 행적을 볼 때 인사 청탁을 하거나 전한 사람 그리고 인사 대상자의 이름을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리서치팀장이었던 채 모 씨는 국민연금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적정 합병 비율을 계산할 당시 팀원에게 제일모직 가치를 확 키워 보라고 지시했던 인물입니다.

용인 에버랜드 땅을 처음에 1조8천500억 원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가치를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는 내부 이견이 제기됐을 때도 채 씨는 "시장이 그렇게 본다"고 답한 것으로 특검에서 조사됐습니다.

아무 근거 없이 합병 시너지 효과가 2조 원이나 생길 거라는 의견을 투자위원회에서 설명했고 투자위는 합병 찬성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일을 했던 채 씨는 안종범 수첩에 기재된 대로 지난해 5월 주식운용실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신동철 전 비서관을 통한 인사 청탁의 결과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채 씨는 신 전 비서관을 알지도 못한다며 부인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내부 감사가 늦어진 경위에 대한 질문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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