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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장치도 없이 골수 검사한 병원…6살 아이 사망

<앵커>

석 달 뒤면 백혈병 치료가 끝나는 여섯 살 어린이가 골수 검사를 받다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가족은 평소와 다르게, 병원이 인공호흡장치도 없는 곳에서 검사를 했다고 주장 중입니다.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여섯 살 재윤이 엄마는 숨진 아들 방을 아직 치우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9일, 백혈병 항암치료 완료를 석 달 앞두고 재윤이에게 다시 열이 나자 한 대학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의료진은 백혈병 재발이 의심된다며 골수검사를 했습니다.

[사망어린이 어머니 : (담당의가) 손에 (수면 마취제) 케타민하고 (수면진정제) 미다컴 들고 와 가지고 수액 맞는 그 줄로 바로 (넣더라고요). '밖에서 기다릴 게, 검사 잘하고 나와' 하니까 이미 잠들은 거예요.]

수면진정제를 맞고 잠에 빠진 재윤이는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망어린이 어머니 : 잠들어서 엎어놓고 골수 검사 다 했는데 다 하고 돌려 보니까 숨도 안 쉬고 입술에 청색증은 와 있고….]

당시 의료진이 주사한 수면진정제 미다컴은 '호흡 억제'가 주요 부작용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 약을 정맥에 주사하려면 기도 개방 유지는 물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공호흡기를 즉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정윤/식약처 순환계약품과 과장 : (응급시) 효과적인 대응 처치가 가능하도록 인공호흡기가 갖춰진 곳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다컴을 주사하고 검사했던 곳에는 인공호흡 장치가 없었다고 재윤이 엄마는 말합니다.

[사망어린이 어머니 : (정맥 주사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인공호흡기도 없고 산소공급장치도 없으니까 (담당의가) 자기 입 대고 마우스 투 마우스로 인공호흡한 거예요.]

수면마취는 전체 마취 사고의 약 37%를 차지합니다.

사고가 일어난 뒤 엄마에게 전달된 골수검사 결과, 재윤이는 재발이 아니었습니다.

[사망어린이 어머니 : '재윤이 골수 검사 결과는 나왔어요?' 하니까 '네 어머니 깨끗합니다.' 이러더라고요. 어제 살아서 걸어서 왔는데…병원 온 지 하루도 안 돼서….]

SBS가 해당 병원에 이번 사고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지만, 소송 중인 사안이라며 대답을 피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진정제 투여와 관련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나온 만큼 의료진이 진정제를 적절하게 투여하고,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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