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4월의 섬, 살갗은 쓰라립니다"…이효리, 제주 4.3사건 추모시 낭독

"4월의 섬, 살갗은 쓰라립니다"…이효리, 제주 4.3사건 추모시 낭독
가수 이효리가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제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을 낭송했다.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효리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을 천천히 낭송했다. ‘바람의 집’은 1947년 발생한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섬, 4월의 바람은/수의없이 죽은 사내들과/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이효리는 제주4.3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면서 그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제주 도민들을 향한 묵묵한 추념사로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앞서 이효리는 제주4.3사건 추념식 내레이션을 맡는다는 사실을 직접 밝히면서 “부탁이 와서 맡기로 했다”며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지
이효리에 앞서 제주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가수인 루시드폴이 이날 ‘4월의 춤’을 기타반주를 열창했다.  ‘4월의 춤’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루시드폴이 2015년 12월 발매한 곡이다.

루시드폴은 당시 ‘4월의 춤’을 작곡한 이유에 대해서 “4.3 평화공원을 다녀온 후 충격이 남아서 앨범 작업으로 이어졌다. 동네마다 적혀있는 비석을 보고 가깝게 느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대중 가수들이 추념식 본행사에 참여하는 건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번이 처음. 이효리와 루시드폴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대표적인 연예인들이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여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