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여권 사본으로 휴대폰 '개통 사기'…통신사 "구제 방법 없다"

<앵커>

다른 사람의 이름을 훔쳐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정부는 신분증 스캐너를 도입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휴대전화 대리점 한 직원의 사기행각에 무려 250명이 개통 사기를 당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모 씨는 두 달 전 쓴 적도 없는 아이폰X 단말기 청구서를 받았습니다. 할부 총액은 165만 원이었습니다.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 김 모 씨의 말을 믿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김 씨는 이 씨에게 쓰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기업용 아이폰X을 저렴하게 개통해 주겠다며 판매점에 오지 않고도 여권 사본 파일만 보내면 된다고 했습니다.

보내준다던 새 전화는 오지 않고 청구서만 날아온 겁니다.

[이 모 씨/개통 사기 피해자 : 명의자가 동의를 한 부분이 없고 가입 신청서도 자필 작성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 개통을 한 거죠.]

김 씨는 이 씨의 여권 파일로 아이폰을 개통한 뒤 바로 취소시키고 이 씨의 기존 휴대전화를 재개통했습니다. 이 씨는 새 단말기가 개통됐는지조차 몰랐습니다.

[(통신사들이) 이미 가입했던 원래 있던 휴대전화에다가 개통이 됐을 때 문자를 보냈다. 그때 당시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됐기 때문에 아무런 전화나 문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신분증 스캐너의 허점을 노린 범죄입니다. 가입자가 판매점에 오지 않고 외부에서 파일을 전송하도록 유도해 신분증 스캐너를 이용할 수 없게 했습니다.

개통 사기 피의자는 신분증 스캐너에서는 여권이 인식조차 안 되는 맹점을 노렸습니다. 여권 사본 파일을 받아 마구잡이로 개통했던 겁니다.

김 씨의 개통 사기에 250명이 당했습니다.

통신사들은 철회 요청 기간 14일이 지난 만큼 구제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들의 신원 확인 절차에 문제는 없었는지 실태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