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FBI 질타…"의회에 '소걸음' 자료제출, 골칫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자신과 가까운 공화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 제출에 늑장을 부린다는 이유를 들어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을 싸잡아 질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법무부와 FBI가 의회에서 요청한 원본 자료 제출에 느린 걸음을 하고, 심지어 제출도 하지 않아 너무 슬프다"며 "우리나라의 골칫거리"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거론한 '의회 요청 자료'란 2016년 대선 당시 FBI의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수사,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해임 관련 자료 등을 일컫는다고 미 언론은 풀이했습니다.

FBI 등 사법 당국이 민주당에 경도됐다고 주장하는 밥 굿랫(버지니아) 하원 법사위원장이 주도해 지난달 22일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신주류' 공화당 의원들이 이메일 스캔들 수사 등을 다시 들춰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물타기를 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해당 자료의 분량이 거의 100만 쪽에 달하며, 지금까지 3천 쪽가량이 의회에 제출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FBI는 자료 제출을 서두르기 위해 해당 업무 인력을 54명으로 배증하고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FBI'가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통해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면죄부를 줬지만,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는 권한 남용까지 해가며 과잉 수사를 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는 작년 12월 "코미가 부임한 후 FBI의 명성은 누더기가 됐다"며 "FBI가 다시 위대하도록 되돌리겠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5월 코미 국장에 이어 지난달 앤드루 매케이브 부국장까지 경질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뮬러 특검에 처음으로 실명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 언론은 뮬러 특검 해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