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스pick] 17년간 봉인된 죽음…'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미궁에 빠진 이유

[뉴스pick] 17년간 봉인된 죽음…'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미궁에 빠진 이유
17년 동안 미제로 남은 '염순덕 육군상사 피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3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주에 걸쳐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을 다뤘습니다.

고 염순덕 상사는 지난 2001년 12월 11일 밤 경기 가평의 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염 상사는 얼굴과 머리에는 피를 흘린 채 도로와 인도에 걸쳐 누운 채 숨져있었습니다. 

경찰과 군 헌병대는 곧바로 범인 검거를 위해 합동 수사를 시작했고, 다음 날 사건 현장 부근에서 피 묻은 대추나무 몽둥이가 발견됐습니다. 몽둥이의 나뭇결과 염 상사의 얼굴 상처는 정확히 일치했고, 혈흔 역시 염 상사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또 범행 현장 주변에서 담배꽁초 2개가 발견되면서 염 상사와 사건 당일 마지막까지 함께 술자리를 가진 2명의 남자가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같은 부대 소속 수송관 홍 준위와 염 상사의 부대를 관할하던 기무부대 이 중사. 담배꽁초에서는 두 명의 DNA가 발견됐습니다.

사건 해결에 탄력이 붙는가 싶더니 2002년 4월 3일 '합동본부 종합보고'를 마지막으로 사건 수사는 사실상 미제로 종결됐습니다. 유족과 관계자들은 이날 방송에서 "군에서 염 상사의 죽음에 대해 빠르게 수사를 종결하려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시간이 흘러 2015년 살인 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은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월, 충북 청주에서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공군 사관학교에 파견 중이던 국군 기무사령부 소속 이 중사가 차량 내부에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은 겁니다. 이 중사는 정복을 입고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채 15장의 자필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습니다. 

'그알' 제작진은 또 다른 용의자였던 홍 준위를 찾아갔습니다. 홍 준위는 염 상사가 숨진 사건 당일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말로 일관했습니다.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그런데 이날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홍 준위는 지난 2016년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 변호사에게 현장 사진을 찍어 보내기 위해 사건 현장을 찾았습니다. 당시 홍 준위가 사건 현장 주변을 지나며 유심히 내려다본 지점은 17년 전 범행 도구였던 대추나무 몽둥이가 발견된 지점이었습니다. 

이날 '그알' 제작진은 어렵게 입수한 당시 관할 기무부대 내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 작성된 최초보고서에는 군과 경찰이 염 상사의 사망 원인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살인, 군은 변사. 하나의 죽음에 두 수사기관이 서로 다른 결론을 맺었던 겁니다.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특히 당시 군 지휘관이었던 김장수 당시 7군단장, 박경서 당시 맹호부대 사단장, 황인무 당시 포병여단장 등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 군의 사기저하 및 부작용이 일어날까 봐 수사가 장기화 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회국방위원회 간사 이철희 의원은 '그알' 방송에서 사건 당시 김대중 정부이던 시절, 국방개혁 분위기에 진급비리, 병역비리가 터져 나왔던 국군기무사령부가 최우선 개혁대상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의원은 "기무부대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통상의 사건이라면 이렇게 묻힐 일이 아닌데. 헌병은 지휘관 눈치를 봤을 텐데 지휘관이 그런 지시를 한 것 아닌가? '적당히 해라' 이런 사인을 준 것이고 이 지휘관은 기무부대 눈치를 본 것"이라며 "먹이사슬이다. 사실은. 그러다보니 결국은 기무대 의사가 관철된 거다. 헌병까지. 그러다보니 덮어진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
두 아이의 아빠였던 염 상사가 숨진 이후 부인 박선주 씨는 6살, 3살이었던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내쫓기듯 군인 아파트를 떠나야 했습니다.

14년 동안 일원이었던 염 상사의 죽음을, 군은 왜 그렇게 서둘러 종결지은 걸까요? 많은 이들은 오랜 기간 묻혀있던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지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