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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불사론자' 그레이엄 의원 '4자 평화협정 체결' 목표 제시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공화) 미국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달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로 `북한의 핵 포기'와 '남·북·미·중 4자 평화협정 체결' 2가지를 제시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에 쳐진 장막을 잠시 한 자락 들춰 보인 것인지 주목됩니다.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라는 북·미 정상회담은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북한과 미국 양자 간 회담 준비 접촉이 노출되지 않은 채 양자가 동의하는 회담 의제조차 짙은 안개에 싸여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을 교환하겠다는 의사를 한국과 중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에 전달하긴 했으나,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자신들의 회담 목표만 의제로 되풀이할 뿐 북한의 체제 보장 요구에 대해선 당국자들로부터 아무런 시사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 중 하나로 4자 평화협정 체결을 언급한 것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아닐지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궤를 같이 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인터뷰에서 4자 평화협정 관련 언급을 2차례 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의의에 대해 그는 "우리는 이제 마주 앉아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토록 하고 아직 진행 중인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관련 인터뷰 말미에서도 그레이엄 의원은 "협상의 목표는 이렇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그리고 아마도 북한, 한국, 미국, 중국이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그레이엄 의원의 인터뷰 내용 중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큰 걱정거리는 북한이 그냥 시간 벌기만 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대목에만 초점을 맞춰 전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이 인터뷰 수일 전 볼턴 내정자와 만찬 회동에서 들은 말을 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의원의 전언 맥락은 이런 우려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거나 전망이 비관적이기만 하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그렇게 못하도록, 협상을 매우 집중적으로, 신속하게 이행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진행자가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측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미국 양측이 단계적 동시 조치들을 해나감으로써 협상을 길게 끌고 가겠다는 뜻 같은데 그게 걱정스러우냐'고 질문한 데 대해 그레이엄 의원은 "그럴 수 있다"면서 볼턴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나도 회담의 조건과 상황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존 볼턴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제격이다. 그는 매우 건강한 회의론자이기 때문"이라고 그레이엄 의원은 설명하고 "그렇지만 나는 정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김정은)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평화협정은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남북 정상 회담 후 '10.4 정상선언'에서 이미 등장했었습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한국, 중국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교환 품목으로 거론됐지만, 미국에선 아직 행정부 당국자의 입을 통해선 공개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9개월이나 1년 동안 얘기하면서 북한에 미사일 만들 시간을 벌어주진 않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2가지를 협상 목표로 삼되 "아주 오래 끌고 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제(1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봄이 온다' 공연을 관람한 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봄이 온다'가 계절상의 봄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봄을 의미하듯 "가을엔 결실을 보고"란 김정은 위원장의 말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어지러울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외교적 노력의 '결실'에 대한 희망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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