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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다룬 伊 거장 소렌티노 영화, 칸 영화제 진출

이탈리아 거장 영화감독 파올로 소렌티노가 만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이탈리아 총리의 자전적 영화 '로로'(Loro·그들)가 다음 달 개막하는 칸 영화제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이 영화가 내달 8일 개막하는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는지, 아니면 다른 부문에서 상영되는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어로 '황금'(L'oro)이라는 중의적인 뜻으로도 인식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소렌티노 감독은 사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이탈리아의 총리를 3차례 지내며 영욕의 세월을 보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세계를 탐구했다.

소렌티노 감독은 심사 위원으로 참석한 작년 칸 영화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주인공으로 한 '로로'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베를루스코니야말로 '이탈리아인다움'의 전형이며, 그를 통해 이탈리아인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영화는 베를루스코니가 총리 재임 시절 미성년자 무희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산 소위 '붕가붕가' 파티부터, 두 번째 부인인 베로니카 라리오와의 떠들썩한 이혼 과정, 그가 구단주였던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단 AC밀란과의 일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적인 삶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공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역할은 소렌티노 감독의 '페르소나'인 토니 세르빌로가 맡았다.

그는 '일 디보'(2008), '그레이트 뷰티'(2013) 등 화제를 모은 소렌티노 감독의 전작들에 단골로 등장한 배우다.

최근 공개된 이 영화의 예고편은 나이 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국적인 여성 댄서들에게 둘러싸인 장면과 함께 "당신은 무엇을 기대했는가? 나라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고, 총리가 되고, 모두가 당신에게 열광하길 바란 것인가"라고 묻는 음성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질문에 베를루스코니는 "맞다. 그것이 정확히 내가 기대한 바"라고 답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힌트를 줬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로로'가 한창 촬영되던 시점인 작년 8월까지만 하더라도 소렌티노 감독에게 사르데냐 섬과 밀라노에 있는 자신의 고급 저택을 촬영장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의할 정도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에 호감을 보였으나, 영화의 윤곽에 대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후로는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작년 10월 '로로'에 대해 대해 질문을 받자 "이 영화가 나를 겨냥한 '정치적 공격'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들은 최근에는 이 영화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개봉도 하기 전에 괜히 영화에 유명세만 더해주는 역효과가 날까봐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극우정당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으로 구성된 우파연합의 구심점 노릇을 하며 선거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FI의 득표율이 14%에 그친 반면, 마테오 살비니(45)가 이끄는 동맹은 18%가 넘는 표를 얻으며 약진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지켜온 우파의 맹주 노릇을 아들 뻘인 살비니에게 넘겨주는 처지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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