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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NGO, 불법 난민 조장 혐의로 이탈리아서 '벌금 폭탄'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구조하는 역할을 해 온 스페인의 비정부기구(NGO)가 불법 난민을 조장한 혐의로 이탈리아에서 벌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스페인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의 변호사는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선이 이달 중순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 216명을 공해상에서 구조한 행위에 대해 이탈리아 검찰이 불법 난민 조장 혐의로 기소함에 따라 난민 1명 당 1만5천 유로(약 2천만 원)씩 총 320만 유로(약 42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을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또, 해당 배의 선장과 승선하고 있던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 담당관은 각각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단체 관계자는 밝혔다.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선은 지난 15일 리비아를 출발한 난민들을 지중해 공해상에서 구조하던 중 무장한 리비아 해안경비대로부터 난민들을 인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와 대치하다가 지난 17일 이탈리아 측의 입항허가를 받고 시칠리아 포찰로 항구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프로악티바가 당시 구조한 난민을 넘겨달라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리비아와 유럽연합(EU) 사이의 협약을 어긴 것이라고 보고, 입항한 배를 압수한 뒤 이 단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탈리아는 2014년 이래 6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자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지난해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EU 역시 이 협정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악티바의 담당 변호사는 "리비아 당국에 난민 구조의 책임이 있음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해역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당국이 당시 프로악티바의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만 입항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소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내무부는 올해 1분기 지중해를 건너 들어온 난민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한 6천161명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전년 대비 81%나 줄어든 4천399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 난민 가운데 국적 별로는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이 1천551명으로 최다를 차지했고, 튀니지 출신이 1천187명으로 뒤를 이었다.

미성년 난민은 909명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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