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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펑펑 운 입단 12년 차 MVP 한선수 "우승했으니 10점 만점"

혼자 펑펑 운 입단 12년 차 MVP 한선수 "우승했으니 10점 만점"
▲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MVP로 선정된 대한항공 한선수가 딸 효주양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다소 일방적인 경기였기 때문일까.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안은 대한항공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챔피언에 오른 30일 인천 계양체육관.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눈물을 펑펑 쏟은 선수가 있었다.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세터 한선수(33)다.

2007년 대한항공에 입단한 한선수는 12년 만에 드디어 챔피언에 오르고는 동료 곽승석을 껴안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엉엉 울었다.

이런 그는 기자단 투표 29표 중 절반에 가까운 13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안았다.

경기를 마친 한선수는 "기분이 좋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것도 생각나더라"며 "10년 넘는 세월이 짧지 않잖아요. 만감이 교차하면서 감정이 벅차올랐다"며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현대캐피탈과 챔프전보다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가 더 힘들었다는 한선수는 "힘들게 올라와서 우승하니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며 "결국에는 우승했으니 나 자신한테 10점 만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부터 3년 내리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6-2017시즌엔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도 현대캐피탈에 2승 3패로 패해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이런 모든 과정을 몸소 겪은 한선수는 "그동안 항상 챔프전까지 가고도 무너진 게 우리한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며 "꼬리표를 지우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 모든 걸 이겨내고 결국 우승했다는 사실이 제일 기뻤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당분간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고 싶다는 한선수는 "그래도 육아보다는 운동이 낫다"고 말해 좌중에 큰 웃음을 줬다.

박기원 감독은 "한선수가 자존심이 강해서 외로웠을 것"이라며 "이번 챔프전에서는 백발백중이었다. 세터가 그렇게 해주면 감독하기가 쉽다"고 치켜세웠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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