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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60년 전통 기업 적대적 M&A 논란…정부 제동 여부 주목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이자 방위산업에도 참여하는 GKN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사실상 성사되면서 영국 정부가 이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앞서 기업 구조조정 전문 투자기업인 멜로즈 인더스트리(Melrose Industries)는 GKN 주주 52%의 지지를 확보해 인수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공영 B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인수와 관련해 모든 자료를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클라크 장관은 지난 27일 멜로즈 인더스트리에 편지를 보내 GKN을 상대로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게 영국의 국방 능력을 해치지 않을지 입증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GKN의 사업 영역 때문이다.

1759년에 설립된 GKN은 철강, 기계와 자동차 부품, 항공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영국 내 6천 명을 포함해 국제적으로 5만8천 명을 고용 중이다.

GKN은 영국의 무기제조는 물론 미군 F-35 전투기에도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등 군수산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어 적대적 M&A를 통해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추후 해외에 관련 사업이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같은 비판이 나오자 멜로즈는 GKN을 인수하더라도 본사를 영국에 두는 한편, 현 수준의 R&D 지출을 유지하고 방위산업과 연관된 항공우주사업 부문을 5년 내에는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클라크 장관은 "멜로즈 인더스트리가 이같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약속을 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정부는 공공이익에 대한 우려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번 인수 성사 소식을 듣자 트위터를 통해 "보수당이 금융가 투기꾼들의 이익을 국민 일자리보다 우선한 것"이라며 "노동당 정부였다면 이번 인수를 막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은 그동안 멜로즈 인더스트리를 '초단기 자산 수탈자'로 비난하면서 이번 인수를 반대해왔다.

앞서 지난 1월 멜로즈 인더스트리가 최근 5년간 GKN의 수익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며 70억 파운드(한화 10조4천500억 원)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이번 인수전이 시작됐다.

GKN이 내부적으로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의 진통을 겪는 와중에 멜로즈 인더스트리가 인수금액을 81억 파운드(약 12조900억 원)까지 높이자 결국 과반의 주주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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