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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스럽게 변한 옛 미군기지…10년 넘게 개발 제자리

<앵커>

주한 미군 부대가 반환한 땅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할지는 우리의 해묵은 과제입니다. 특히 경기 북부에 있는 반환대상 기지 가운데 개발이 가능한 곳은 20곳, 면적은 여의도의 6배에 이릅니다. 그 가운데 이미 14곳이 반환돼 여러 개발사업이 추진됐지만 10년 넘도록 제자리에 머물며 흉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서쌍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7년 파주시에 반환된 캠프 하우즈 부지입니다. 숲속 군데군데 미군이 사용하던 낡은 건물이 있습니다. 사람의 출입이 끊긴 건물 주변에 잡목과 숲이 무성하게 우거졌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은 원래 콘크리트 바닥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칡넝쿨과 잡풀이 뒤엉켜 뒤로 보이는 건물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숙소였던 4층 건물입니다. 보일러실은 부서지고, 복도 천장은 통째로 뜯겨 흉물스럽게 변했습니다. 모두 53동이 있었지만 철거되고, 재활용할 건물 19동이 남았습니다.

부대 철수 이후 인근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470여 세대 주민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졌습니다. 지붕은 너덜거리고 담벼락에는 시커먼 이끼가 끼었습니다.

한 집 건너 한집 꼴로 빈집입니다.

[최민정/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 주변에는 도시가스 다 들어오는데, 우리 동네만 안 들어와요, 개발행위 제한 묶어놔서.]

개발은 시도됐습니다. 파주시는 2009년부터 군 부지는 첨단 근린공원으로, 주변 마을에는 4천5백 세대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5년이 지나 사업자도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 측이 지난해 말까지 내야 하는 토지 대금 가운데 150억 원을 내지 못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주민은 사업자를 믿을 수 없다며 계약을 취소하라고 요구합니다.

[김대성/주민대책위원장 : 주민이 원하는 대로 지금 능력 없는 시행사는 반드시 퇴출당해야 마땅합니다.]

사업자는 미납금 150억 원은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계약서를 꺼내 들며 시의 사업 승인을 도리어 압박합니다.

[사업자측 임원 : 실시계획 인가가 고시되면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 남은 일입니다.]

정작 파주시는 주민의 반발과 사업자의 요구 사이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승인 취소 여부까지 포함해서 최종 결정을 결국 다음 달로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강동철,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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