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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VS 무조건…북미, 비핵화 놓고 동상이몽? 기싸움?

<앵커>

이번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미가 단계적·동시적 조치로 평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는 겁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부분 "해결될 수 있다."가 즉 비핵화 의지에 방점이 찍힌 건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이 하는 것을 봐가면서 북한도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것을 강조한 건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입장은 한결같이 아무 조건 없는 비핵화이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비핵화를 놓고 동상이몽이 드러난 건지, 그보다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본 게임을 앞둔 두 나라의 기 싸움 차원으로 봐야 하는 건지 유성재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해석을 위한 기준은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느냐입니다.

미국은 조건 없는 비핵화, 여기에다 최근에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갈수록 좋다며 신속한 비핵화 논의를 강조합니다.

과거 협상에서 북한이 대가, 즉 경제적 보상만 쏙 빼먹고 비핵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전철을 밟지 말자는 겁니다. 실제 2002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합의가 틀어진 적이 있으니 이런 우려는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김정은의 발언을 과거의 단계적 상호 조치처럼 이해하면 오역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단계적 조치가 아니라, 체제보장을 위한 한미 대응조치를 강조하려는 협상 전략 차원으로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단계' 언급은) 북한 비핵화의 이행을 말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에 북한체제 보장과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 좀 더 통 큰 결단을 촉구하는….]

북미 정상이 만나 통 큰 합의를 보더라도, 이후 비핵화 실행 문제가 남게 됩니다. 동결부터 사찰·검증·폐기 같은 세부 단계를 거쳐야 하고,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도 제재나 긴장 완화·경제협력·평화협정 등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언급한 것은 본 게임인 북미 회담 의제를 겨냥한 일종의 '샅바 싸움'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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