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축구장 50배 산림 소실…1천300여 명 대피령

<앵커>

어제(28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50배가 넘는 면적을 휩쓸었습니다. 강풍을 타고 불길이 민가로까지 번져 1천300여 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어젯밤 큰불은 잡혔지만, 워낙 건조한 상태여서 불길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능선을 따라 시뻘건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집니다. 산불이 휩쓴 자리는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희뿌연 연기로 한 치 앞도 제대로 안 보입니다.

[아이고 어떡해. 이 일을, 아이고 어떡해.]

급한 대로 물줄기를 쏘며 진화에 나섰지만, 바람이 강해 역부족입니다. 건물에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철골 구조물도 엿가락처럼 휘었습니다.

[윤종수/마을주민 : 집 앞까지 불이 벌겋게 번졌거든요. 그래서 물 가져다 뿌리고 난리를 쳤어요.]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 야산에서 불이 난 건 어제 새벽 6시 20분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면적 50배가 넘는 면적인 산림 40ha가 불에 탔고 주택과 공공건물 등 16채가 소실됐습니다.

주민 1천3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이 중 310여 명은 고성 종합체육관과 생활체육관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바닷가 쪽으로 번지면서 가진항에 정박 중인 어선 20척이 해상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어제저녁 큰 불길은 잡았다며 잔불 정리 작업을 진행했지만 언제 불길이 다시 번질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