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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車만 내준 게 아니었나…'환율개입 억제' 약속까지

한·미 FTA, 車만 내준 게 아니었나…'환율개입 억제' 약속까지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협상을 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외환시장 개입 억제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환율 문제는 정부가 지난 26일 한·미 FTA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공개하지 않은 내용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FTA 개정에 합의하면서 환율정책과 관련한 부가적인 합의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우리나라 기획재정부가 세부 내용을 아직 협상 중인 이 합의에서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쟁적인 원화 평가절하를 억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환율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김 본부장은 픽업트럭 관세 20년 연장 등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양보하고 약가 정책 개선 등에 합의하는 대가로 농업을 지키고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를 면제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환율은 한·미 FTA 협상 창구인 미국무역대표부(USTR)와의 협상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통상교섭본부의 설명입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환율은 한·미 FTA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우리와 협의할 때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그것은 우리 기재부와 미 재무부의 협상, 별도의 트랙"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환율 문제를 각각 다른 부처가 협상했다고 하더라도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패키지' 협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율 문제에 대한 합의도 사실상 패키지 협상의 중요한 부분으로 공개하는 게 마땅했다는 지적입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에 대한 전권을 갖고 협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협상 대표로 간 김 본부장이 당연히 환율 부분도 설명했어야 한다"며 "김 본부장이 마치 의기양양하게 엄청난 것을 얻어온 것처럼 설명했는데 환율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 FTA 협상 결과 발표 이후 자동차 분야의 일부 양보만으로 미국이 만족했겠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환율 부분은 김 본부장 발표에 없던 내용인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들어가 있어서 한·미 FTA 협상에서도 문제 될 것으로 우려했던 것"이라며 "진짜 포함됐다면 상당히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부총장은 어제(27일) 한국국제통상학회 간담회에서 "납득 안 되는 게 여러 가지 있다"면서 "김 본부장은 우리가 크게 해준 것도 없이 철강 관세와 한·미 FTA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하는데 과연 트럼프는 왜 훌륭한(wonderful) 협상이라고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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