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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회사 DPD 배달원 직접 고용…공유 경제 노동자 지위 바뀐다

특송회사인 DPD가 영국에서 배달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DPD는 현지시간 26일 6천 명의 배달원들에게 직접고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DPD 배달원들은 우버 운전사처럼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 자영업자 신분으로 일해 왔습니다.

회사에 직접 고용된 이들은 연차 휴가, 병가 및 공휴 수당, 연금 등 근로자에게 보장되는 법적 지위를 누립니다.

다만, 이전에 비해 배달 건당 수수료는 낮아집니다.

배달원들은 직접고용 대신 현재처럼 건당 특정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개인 자영업자 형태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DPD는 "회사에 고용되면서 여러 보호 혜택을 받거나 아니면 개인 자영업자로서 높은 수익 창출 기회와 근무 유연성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 고용방식은 6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DPD가 배달원들과의 기존 계약 방식을 변경해 직접고용으로 선회한 것은 지난 1월 발생한 배달원 돈 레인의 사망 사고 때문입니다.

DPD 배달원으로 평소 당뇨병을 앓아온 레인은 신장에도 이상이 생기자 병원을 예약했지만, 자기 구역에 대한 배달 압박 등으로 예약을 세 번이나 취소했습니다.

DPD는 배달원이 자리를 비울 때 대행해줄 이를 구하지 못하면 하루 150파운드, 한화 약 23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왔습니다.

결국, 레인은 배달 도중 쓰러진 뒤 지난 1월 숨을 거뒀고, 이후 DPD의 고용형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회사 측은 개선안을 준비해왔습니다.

이번 DPD의 직접고용 방침으로 다른 배달업체는 물론 공유경제 기업의 고용형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에서 근로자 지위를 요구하는 근로자와 이를 부인하는 회사 측 간 다툼이 생기면서 여러 건의 법정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영국에서는 배관회사인 핌리코 플러머즈를 위해 수년간 일한 노동자를 자영업자가 아니라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로 본 1∼2심 판결이 나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국 하원 노동연금 특별위원회 프랭크 필드 위원장은 "긱 경제에서 발생한 리스크는 물론 보상 역시 회사와 노동자 간에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면서 "DPD가 개혁을 시작함에 따라 가짜 자영업 형태가 사라지면서 이 같은 균형 재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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