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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초등학교 입학 부모 10시 출근' 확산…정부가 급여 지원

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26일) 아침도 아이들 학교 보내고 회사 나가야 되는 맞벌이 부모들은 지금 엄청 정신 없으실 겁니다. 이것저것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지금 저희 뉴스도 귀로만 듣고 계실 거 같은데, 특히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가 있으면 손이 몇 배 더 많이 가죠. 그런 분들한테는 부러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부 은행과 회사가 초등학교 1학년을 둔 부모들한테 애들 학교 보내고 아침 10시까지 출근을 해도 된다고 지시를 한 겁니다. 대표적인 곳이 KEB하나은행입니다. 다음 달까지 10시 출근을 해도 되고요, 퇴근은 원래 하던 시간에 합니다. 월급도 그대로 줍니다.

지방은행 중에도 광주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이 10시 출근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은행 말고도 일반 회사 중에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또 다음 주부터 출근 시간을 마음대로 정하게 했습니다. 아침 9시 반까지 출근해도 됩니다. 그리고 언제 나왔든 8시간만 채우면 퇴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초등학교 1학년 아니어도 다 할 수 있습니다.

애가 학교 잘 갔나, 제대로 적응은 하나, 쭈뼛쭈뼛하지는 않나 출근해서도 신경 쓰이고 일 제대로 못 할 바에는 학교 직접 보내고 출근해서 시원하게 일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해서 이렇게 실행에 옮겨진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매번 이렇게 말씀드려봐야 "이건 큰 회사들만 하는 것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일반 중소기업도 할 수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정부가 초등학교 1학년 부모들을 10시에 출근시키면 회사마다 돈을 한 사람당 최대 44만 원까지 주겠다고 이미 발표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중소기업에서 8시간 일하고 200만 원을 받는 직원이 있다고 쳐보죠. 그런데 이 직원이 아이가 학교에 가서, 하루에 1시간씩 한 달 내내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고 하면 8분의 1이 줄어드는 거니까 월급은 200만 원에서 25만 원이 줄어드는 거로 계산을 해보죠.

그런데 정부가 이 월급 줄어든 것 중에 최대 24만 원을 대신 내줍니다. 그리고 회사에도 따로 건강보험, 고용보험 같은 돈에서 20만 원을 보조를 해준다는 겁니다.

그러면 직원 입장에서도 1시간 일 덜하고도 199만 원을 받아가니까 1만 원 손해 보는 거잖아요.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도 그냥 직원이 "늦게 오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실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지만, 정부가 따로 20만 원을 준다고 하니까, 이게 적은 돈 아니거든요. 한 번 생각해 볼만한 거죠. 그러니까 양쪽에 인센티브를 줘서 해보도록 얘기를 한 겁니다.

그런데 아마 대부분 시청자분들이나 중소기업 사장, 또 인사담당자분들도 "저런 게 있었어?" 하실 겁니다.

문제는 정부가 제도를 만들긴 했는데 발표를 언제 했냐면 2월 26일입니다. 그 주 금요일에 애들이 입학식을 하는데 월요일에 내놨습니다. 너무 촉박하게 내놔서 알아도 적용하기가 쉽지가 않죠.

그런데 큰 회사들은 저걸 알아서 활용해 월급 일부를 정부에서 돈 받아서 주면서 생색도 낼 수 있는데, 정작 저런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중소기업 이하의 회사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부모들도 마찬가지고요. 중소기업 다니는 부모들이 전체의 90%이거든요. 그래서 오늘도 새벽에 몸으로 때우고 출근해서는 걱정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겁니다.

이쯤 해서 나올만한 속담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죠. 정부가 저런 정책을 아무리 좋은 걸 내놓으면 뭐합니까? 내놓고 땡 하면 묻혀버리잖아요.

정부의 이런저런 정책들 굉장히 좋은 거 많습니다. 이거 묶어서 회사들에 잘 소개하고 설득하고 사람들이 실제로 쓸 수 있게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데까지가 결국 정책의 끝이 아닌가요, 발표하는 게 끝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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