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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질의로 검토 시작" 핵심 전제 왜 뺐나…답 안 한 JTBC

<앵커>

국방부가 촛불 위수령을 검토했다는 JTBC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왜곡한 부분이 있다고 저희가 그제(23일) 보도했습니다. ( ▶ "촛불집회 때 군이 위수령 검토"?…앞뒤 자르고 '왜곡' (03.23)) 국방부가 위수령을 들여다본 출발점이 국회의원 질의였는데, 이런 전후 사정 빼고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민감한 시기에 군이 능동적으로 위수령을 검토한 것처럼 보도한 건 왜곡이라는 게 저희 보도내용이었습니다. 어제 JTBC는 재차 8분이 넘는 긴 해명 보도를 했는데, 여전히 핵심 전제 즉 질문을 받고 검토했다는 사실을 왜 빠뜨렸는지 설명이 없었습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짚어봐야겠습니다. 이철희 의원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11월과 2017년 2월에 위수령 폐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합니다. 그러자 국방부는 2017년 1월, 2월, 3월 세 차례에 걸쳐 답변서를 보냅니다. 특히 JTBC가 촛불 위수령 증거라고 보도한 두 문건은, 작년 2월 이 답변서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됐습니다. 또 국방부는 3월 13일 세 번째 서면 답변서에서 앞으로 카이다 즉 국방연구원에 위수령 존폐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기겠다고 통보합니다. 이런 전 과정은 이철희 의원도 다 보고받은 내용입니다. 국회 몰래 위수령을 발동하려고 했다면 의원에게 보고한 뒤 전문기관에 연구용역까지 맡긴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JTBC가 국방부 촛불 위수령 검토의 증거라고 제시한 '위수령의 이해'와 '병력출동 관련 문제 검토' 문건입니다.

위수령 제도를 상세히 설명한 게 '위수령의 이해'이고 위수령뿐 아니라 계엄령, 부대직제령 등 병력출동 근거 법령들과 법적 요건 등을 담은 게 '병력출동 관련 문제 검토' 문건입니다.

이철희 의원 질의에 대한 장관의 답변을 준비하면서, 2017년 2월 넷째 주에 작성된 내부 문건입니다.

작성 주체는 합참이나 작전부처가 아닌 법무관리관, 즉 제도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주 내용입니다.

국방부는 이 문건들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며칠 뒤인 3월 13일 이철희 의원에게 보고했습니다.

위수령 존치 필요 검토, 군사 응원, 즉 병력출동의 요건 및 절차, 법령 보완사항 등이 담겼습니다.

이철희 의원 측도 이 의원의 질의와 국방부의 내부검토 문건, 또 최종 답변서를 별개로 보지 않습니다.

[이철희 의원 보좌관 : 그 (질의의) 연장 선상에서 그렇게 (문건이) 검토됐을 수도 있어요. 저도 그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아요. 그리고 의원님도 그런 부분에 대해선 한민구 장관이 뭔가 어떤 나쁜 의도를 갖고 검토한다고 한 번도 말씀하신 적 없어요.]

JTBC는 이런 전후 관계를 쏙 뺀 채, 별개의 내부 문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3월 13일 세 번째 답변서에는 "상반기 중 KIDA 즉 한국국방연구원에 연구과제를 부여하겠다"고 밝혀놨습니다.
 
위수령 폐지를 위한 논리와 대안을 구하려고 연구 용역을 준 겁니다.

실제, 이달 초 나온 KIDA 연구 보고서는 국방부가 위수령 폐지 방침을 밝히는 근거 자료로 사용됐습니다.

연구 보고서 준비 사실을 이미 보고받은 이철희 의원실은 앞서 지난 11일, KIDA 결론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군의 부당한 개입을 감시하고 경계하는 건 언론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군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에 올라타 사실관계를 취사선택하는 건 언론으로서 기본을 놓친 일일 겁니다.

<앵커>

김태훈 국방 전문기자와 자세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내용이 좀 어려운데요, 우선 '촛불 위수령'이라고 하면 촛불 집회 때 군이 병력 동원 가능성을 검토했었다는 취지로 보면 되겠죠?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런 보도가 나온 배경이 A라는 문제의 문서라면, 문서의 탄생 배경을 따져보면 쉽게 풀릴 것 같은데요.

<기자>

이렇게 생각해보면 됩니다.

만약 이철희 의원이 촛불 집회 기간 즈음 국방부에 위수령 검토 질의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되는 두 문건을 국방부가 작성했을까라고 물어보면 답이 쉽게 나옵니다.

누구 편을 드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팩트를 정확하게 쓰느냐의 문제입니다.

저희는 이 두 문건을 SBS 홈페이지에 올려 시청자들께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방 연구원, KIDA에 용역을 맡긴 과정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겠네요.

<기자>

만약 국방부가 위수령을 발동할 생각이었다면 KIDA에 용역을 맡겼을까라는 질문에 답은 KIDA 용역이 위수령을 발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폐지하기 위한 국방부의 공식 절차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JTBC나 이철희 의원은 당시 군 내부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의원의 질의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군으로서는 그 문건을 바탕으로 답변서를 썼기 때문에 문건을 줄 필요가 없는 겁니다. 내용은 이미 다 전달이 됐습니다.

이른바 맥락이라는 말은 이렇게 전후사정을 다 살필 때 쓰는 말입니다.

<앵커>

JTBC 보도를 보니 김태훈 기자가 인터넷 취재파일을 썼다가 내렸다, 그러니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던데, 사실은 어떤 겁니까?

<기자>

지난 22일 SBS 인터넷 취재파일 <군이 위수령 검토? 무엇을 위해 군 흠집내나>를 내렸습니다.

첫 취재파일은 이철희 의원의 문제를 짚은 겁니다. 그런데 이철희 의원 측에서 JTBC에 전후 맥락을 다 설명했다, 그래서 이 의원은 군을 흠집내지 않았다, 그리고 JTBC가 의원실의 설명을 취사 선택해서 보도했다고 설명해왔습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종합기사를 그 다음 날 올린 것뿐입니다. 핵심은 그 전과 똑같습니다.

<앵커>

일부 내용이 바뀌긴 했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변함이 없다고 보면 되겠네요.

<기자>

JTBC와 이철희 의원의 역할을 각각 구분해서 기사를 다시 올렸습니다.

<앵커>

언론사끼리 투닥거리는 것 같고, 군을 편든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관계만 담담하게 전해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배문산, 영상편집 : 장현기)

▶ 국방부의 위수령 제도 검토 내부 문건
1. 위수령에 대한 이해(2017.2.20 경)
2.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2017.2.24)

▶ 이철희 의원 질의에 대한 국방부 답변서(2017.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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