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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 의도적 은폐 있었나?…염순덕 사망 사건의 실체

군대 내 의도적 은폐 있었나?…염순덕 사망 사건의 실체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7년 전 발생한 맹호부대 염순덕 상사의 피살사건을 추적했다. 헌병대가 사건과 관련된 강력한 물증이 나왔음에도 왜 이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고 했는지 그 진짜 이유가 공개됐다.

2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염 상사는 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경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대추나무 몽둥이에 가격 당해 살해당했다. 강력한 피의자는 사망 직전 술자리를 함께 했던 수송관 홍 준위와 기무사 대원 이 중사였다.

두 사람은 헌병대에서 “사건 당시 당구장에서 당구를 쳤다.”고 진술하면서 알리바이를 댔다.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이후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됐고, 경찰 미제사건 수사팀은 이 사건의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헌병대 수사보고서에는 해당 당구장 주인이 진술한 것처럼 되어 있었지만 사실은 조작됐던 것. 지난해 당구장 주인은 경찰 미제팀에 “두 사람이 당구장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고 진술했다. 홍 준위와 이 중사의 알리바이가 깨진 것.

또 당시 염 상사 사체 머리맡에서 담배꽁초 두 개가 발생했으며, 심지어 꽁초에서 홍 준위와 이 중사의 DNA가 나왔음에도 수사권을 가진 헌병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염 상사를 최초로 발견했던 목격자 A씨는 “사체를 발견하기 전 군인 같은 짧은 헤어스타일을 한 남성 두 명이 다리 위에서 사체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쩐 일인지 헌병대는 사건 발생 단 한 달 만에 이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결론 냈다. 또 사망한 염 상사에 대해서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서둘러 결론을 냈다. 수사본부도 해체시켰다.

심지어 헌병대 내부 문건에서는 “이 사건을 속히 마무리 짓고 정상업무로 복귀하라.”는 지시 내용도 발견됐다. 유족들은 “당시 빨리 장례를 치러라. 그러면 원하는 현충원 안장에 대해서도 얘기를 잘해줄 수 있다는 식으로 회유했다.”며 헌병대 측에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지휘를 맡았던 황순덕 여단장은 현충원 안장 회유와 관련해서 “사실이 아니”라면서 “안타까운 사건이었고, 부대원들에게 경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당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내부 문서에서는 달랐다. 사건을 속히 진행 시키라는 지시를 했던 것. 당시 상급 기관이었던 7군단장 김장수 전 장관 역시 “정상적인 부대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라.”며 사실상 수사 종결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은 기무부대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헌병대는 지휘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기무사가 ‘적당히 하라’고 지시했다. 상식적으로 ‘저게 왜 덮일까?’할 정도로 의심점이 사건이지만, 내부 문건을 보면 왜 이 사건이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수사가 진행됐지만 유력한 피의자 홍 준위와 이 중사는 경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기무사 소속인 이 중사는 군 검찰에게만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경찰 수사를 거부했다.

군대에서 제대해 고향에서 지내는 홍 준위는 “(사건 당일)술에 많이 취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심지어 “발견된 담배꽁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누군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이지 않겠느냐.”이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그것이 알고싶다’의 취재 도중에 조금씩 드러났다. 염 상사의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중요한 목격자가 전화를 걸어온 것. 이 사람은 “사건은 은폐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염 상사 사건을 은폐 주도한 이들에 대한 끈질긴 추적을 예고했다. 염 상사 사망사건 미스터리 2부는 오는 31일 방송된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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