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미중 무역전쟁에 주가·원화값 폭락

채권값은 올라

미국발 무역분쟁과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감 등으로 23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원화값이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9.26포인트(3.18%) 떨어진 2,416.76으로 마쳤다.

여기에 바이오주 동반 급락까지 겹치면서 코스닥지수도 829.68로 41.94포인트(4.81%) 급락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동반 매도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낙폭은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 채무위기로 94.28포인트 폭락한 2011년 11월 10일 이후 6년 4개월여 만에 최대다.

하락률은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가장 높다.

반면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21로 전날보다 24.45% 올랐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9.5원 오른 1,082.2원으로 뛰었다.

주가와 원화값 급락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중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해 긴장감이 고조됐다.

뉴욕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93%) 등 3대 지수가 동반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하면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과 수출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며 국내 금융시장도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미국 물가상승 압력을 높여 금리 인상을 가속할 수 있는 데다 보호무역정책의 본래 목표인 자국 제조업 성장에도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가 미국 제조업으로 확산하면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감도 이날 금융증시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연 1.50∼1.75%로 올리자 금융시장이 전날 안도감을 보였으나 10년 만의 한·미 기준금리 역전과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하면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 확산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채권값 상승)를 지속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3.3bp(1bp=0.01%p) 내린 연 2.223%로 마쳤다.

5년물은 5.0bp 내린 연 2.434%로 마감했으며 10년물 역시 연 2.648%로 4.6bp 내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시장에선 미국 무역분쟁보다 금리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금리를 건드리면 자본 유출 우려 등으로 증시가 과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년간 지속한 유동성 장세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며 "미국이 상반기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거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0%를 넘으면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