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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에 축하전화 말라' 메모내용 누설에 "격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선 축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 백악관 안보팀의 브리핑 메모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CNN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재선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문제의 통화에 앞서 안보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해선 안 된다'(DO NOT CONGRATULATE)고 대문자로 쓰인 브리핑 메모를 건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WP에 보도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자신의 측근과 외부 조언자들에게 "누가 정보를 누설했다고 생각하느냐"고 탐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메모는 소수의 참모만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날 오전 백악관 관저에서 이뤄진 통화에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 보좌관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백악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메모를 보거나 읽지는 않은 채 푸틴과 통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참모들의 조언을 종종 무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소식통이 CNN에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통해 행정부 내에서, 특히 안보영역에서 자신을 깎아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사들이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군기반장'으로 통하는 존 켈리 비서실장 역시 기밀서류인 대통령 브리핑이 공개되자 매우 화가 났다고 한 백악관 관리가 밝혔습니다.

또 유출자 파악을 위한 내부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은 이번 유출사건이 '흔들리는' 맥매스터 안보 보좌관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이 방송은 "지난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경질된 뒤 다음 차례는 맥매스터라는 소문이 퍼졌지만 백악관은 부인했다"며 "이번 유출은 웨스트윙(집무동)에서 맥매스터의 지위에 의구심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재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면서 "그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의 '재선 축하'는 미국 내에서 반발을 낳았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미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대(對)러시아 제재를 진행 중인 데다, 푸틴 대통령이 장기집권에 대해 국제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축하를 강행하자 성명을 내 "푸틴 정권에 항의·저항하는 데 수많은 위험을 감수해온 많은 러시아 애국자들을 포함해 자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올바른 투표가 거부당한 모든 러시아인을 모욕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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