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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엉터리 땅값 부풀리기…국민연금, 알고도 묵인

<앵커>

삼성 에버랜드의 수상한 땅값 변동으로 시작해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의 관련성에 대한 두 번째 기획보도입니다. 박영수 특검팀이 수사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국민연금이 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동의했는가 하는 부분이죠. 당시 수사에서도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 부풀리기를 잘 알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습니다.

정명원 기자입니다.

<기자>

합병 전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장부가는 에버랜드 땅을 포함해 9천100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의뢰해 제일모직 기업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은 실제 영업에 쓰이는 에버랜드 땅 등을 이례적으로 비영업용 토지 항목에 넣고, 장부가의 2배가 넘는 1조 8천570억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특검 수사 당시 기록 확인 결과, 국민연금 리서치팀 역시 처음에 에버랜드 땅을 1조8천500억 원으로 평가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평가도 국민연금 내부에선 왜 이렇게 땅 가치를 부풀렸냐는 반대 의견이 제기됐지만, 시장에서 그렇게 본다는 해명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당시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1천410억 원으로 평가했던 상황입니다.

그 뒤 합병 찬성 압박이 더해지자 국민연금은 에버랜드 땅 가치를 더 끌어올립니다.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중립 3조 2천60억 원, 낙관 4조 3천420억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삼성이 의뢰한 회계법인들 추산 금액보다도 2~3배, ISS보다는 23배나 높게 평가한 겁니다.

이 보고서는 공단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올라갔고 합병 찬성 결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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