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폼페이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

손석민 기자 hermes@sbs.co.kr

작성 2018.03.18 13:49 수정 2018.03.18 14: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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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트럼프 행정부 관련 뉴스 가운데 가장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이었습니다. 지난 13일(이하 미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4줄짜리 트윗으로 행정부 서열 3위인 국무장관을 날려보냈습니다. 1년2개월 동안의 인연을 트윗으로 끝내버린 비정한 인사(人事), 하지만 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입니다.

이제 관심은 국무장관 후임자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4, 5월을 뜨겁게 달굴 한반도 관련 정상회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미국의 외교수장이 어떤 인물인지 들여다보는 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1963년 12월생으로 올해 54살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폼페이오 내정자는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나와 기갑부대 장교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1994년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에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 캔자스 주 연방 하원의원 중간선거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내리 4선을 지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1월부터 CIA 국장으로 일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에 내정한 직후 “우리는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았고 매우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내가 국무장관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았다”고 했지만 시작은 달랐습니다. 폼페이오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아니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지했습니다. CNN 방송은 루비오 편에 서서 트럼프 후보를 비판했던 폼페이오가 대선 경선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에 성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원 의원 시절 안보 이슈에서 보수적 색깔을 분명히 해온 게 하나의 배경이라고 합니다. CIA 국장 임명 이후에는 1주일에 3, 4번씩 트럼프 대통령을 독대하며 정보 브리핑을 해왔습니다. 행정부 참모들 가운데 가장 잦은 대면 기회, 폼페이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폼페이오 CIA 국장CIA 국장으로서 그의 발언, 특히 북한 관련 발언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과 찰떡처럼 호흡을 맞춰왔는지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 정권 교체와 대북 선제 타격까지 시사한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을 경질한 가장 큰 배경에 북한에 대한 정책 및 시각차가 있다는 게 중론인 만큼 후임자인 폼페이오 내정자의 기존 발언은 더욱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 시스템서 김정은 정권을 분리해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북한 주민과 정권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그(김정은 위원장)가 떠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2017년 7월21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같은 불량 지도자가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능력을 가지고 미국과 세계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2017년 8월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연히 사고가 났다면 누군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유익하지 않다. (2017년 10월19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체제 유지를 위한 전시용이 아니라 실제로 미국을 타격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외교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동시에 외교적 해법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릴 경우, 대통령이 명시한 의도를 달성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들을 제공할 것이다. (2018년 1월23일)

▶(북미 간에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은 북한에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2018년 3월11일)

 
북한 관련 발언과 함께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를 자처한 발언들도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 1월, 스스로를 ‘안정된 천재’라고 자화자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 소화 능력을 칭찬한 내용입니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CIA 국장으로서 25년 경력의 전문가들이 브리핑한 내용을 봐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과 같은 수준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폼페이오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내부를 폭로한 베스트셀러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이상설을 제기하자 “터무니 없다”고 받아쳤습니다. 폼페이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책 내용은 완전 공상이며, 대통령은 정치 이슈의 복잡성을 잘 이해하고 정말 어려운 질문도 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이런 폼페이오 내정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은 절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정 이후 “폼페이오는 엄청난 에너지와 지성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나는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잘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한 뒤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에게 회담 준비를 주도하라고 '개인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틸러슨 장관 시절과는 달리, 폼페이오가 이끄는 국무부에 사실상 전권을 주겠다는 신호나 다름 없습니다. 한반도 정상회담 당사국들 모두 폼페이오 내정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