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로 체포·수감될 위기에 처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사법당국을 향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밤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자신의 책 '진실은 승리한다: 국민은 내가 실형을 선고받은 이유를 안다'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 자신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출판 기념회는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체포·수감에 반대하는 사실상의 정치행사로 치러졌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사법당국이 나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나를 21세기의 첫 정치범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앞으로도 적극적인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사법당국의 결정에 관계없이 정치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이 이르면 이달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룰라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브라질에서 전례가 없으며 헌법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룰라 체포·수감에 반대하는 캠페인과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프만 대표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서도 룰라를 체포하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1월 말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룰라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법부에 요청했으나 연방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방대법원에서도 불구속 요청이 거부되면 체포·수감을 피하기 어려워지며 올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집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