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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원 미 한인의사들, 국제단체 북 결핵 퇴치 지원 재개 촉구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북한에서 펼치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현물 방식으로 지원해오던 글로벌 펀드가 관련 의약품 등이 본래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의심을 나타내며 재원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북한 내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내 보건 증진 활동을 펴고 있는 미국의 한인 의사들은 14일(현지시간)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기고한 공개서한을 통해 글로벌 펀드의 중단 조치로 기존 약물들로 치료가 안 되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와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해 치료할 수 있었을 환자의 사망이 늘어날 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중국과 한국의 공중보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원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글로벌 펀드는 지난 2월 21일 웹사이트를 통해 여러 가지 감시·감독 장치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독특한 환경으로 인해 지원 물자의 배급과 효율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여전하다"며 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리의 지원 의사는 확고하므로 가능할 때 지원이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펀드는 지난 2010년 이래 지금까지 WHO와 유니세프가 북한 보건성과 협력해 벌이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활동에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글로벌 펀드는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처음 창설이 논의돼 유엔 총회 논의를 거쳐 2002년 공식 창설됐으며 매년 40억 달러의 기금을 모아 전 세계의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을 방문해 보건 활동을 펴고 있는 박기범 한인의사협회 북한 국장과 승권준 유진벨 자문위원 등은 공개서한에서 "북한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유사한 수준으로 결핵이 만연한 나라"라며 매년 10만 명 이상의 결핵 환자가 글로벌 펀드의 지원 덕분에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원 중단으로 중증 결핵 환자가 급증하면 이를 퇴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것은 물론 한국과 중국 같은 인접 국가의 보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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