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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한 최흥식 금감원장…하나은행 채용 비리 밝혀질까

<앵커>

경제뉴스 살펴보겠습니다. 경제부 정경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은행 채용 비리 소식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어제(12일) 갑자기 사표를 내지 않았습니까.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거죠?

<기자>

최흥식 금감원장은 2013년에는 하나금융지주 사장이었습니다. 그때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했는데, 인사 담당자에게 이름을 알려주고는 나중에 결과만 알려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한 의혹을 반박하고 있지만, 금융권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수장이라는 점에 비난이 거셌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 전 원장은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요,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비난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기자>

하나은행에는 '임원 추천제'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임원이 추천한 사람은 서류전형을 면제해 준다는 건데요, 아무리 찾아봐도 채용 공고에도 나오지 않고, 인사 내규에도 없었습니다.

최 원장의 반론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이름만 알려줬지, 점수를 조작해 달라, 이런 구체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는 건데, 구직자들이 보기에는 이게 납득이 안되는 겁니다.

지난 1월에 은행권 채용 비리 때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분노했었잖아요? 다름 아닌 금감원이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를 조사해서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때는 분명히 서류전형 특혜도 채용 비리 사례라고 지적을 했었습니다.

최 원장이 법적으로는 잘못한 게 없다고 해도 도덕적인 비난을 피할 순 없는 거죠. 정부도 채용 비리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배경 때문에 사실상 경질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금융권에서는 최흥식 금감원장과 하나금융그룹의 갈등이 계속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게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지주의 지배 구조를 계속 문제 삼았습니다. 하나금융지주사가 최고경영자 선임을 앞두고 회장추천위원회를 꾸리는데 그 위원회에 현직 회장, 김정태 회장이 참여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이 '셀프 연임'을 하려고 한다면서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한 거고요.

그런데 하나금융은 민간 회사에서 CEO를 선출하는데 왜 금융당국이 관여를 하냐면서 오히려 버텼고요, 체면을 구긴 금감원이 채용 비리로 검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 원장이 사의를 표명하게 된 겁니다.

이런 갈등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의혹은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 하나금융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냐는 추측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 원장과 하나금융의 갈등은 여기서 일단락되겠지만, 앞으로 중요한 건 지금까지 제기된 채용 비리 의혹을 밝히는 건데요, 최 원장이 어제 특별검사단 꾸려서 제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오늘 바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인원도 20명 정도고요, 조사 기간도 사실상 무제한입니다.

이번 의혹을 밝히려면 하나은행 2013년 채용 자료를 자세히 따져봐야 하잖아요? 과연 그 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 만약 자료가 있다면 비슷한 사례의 채용 비리가 더 드러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도 공공기관 채용 비리 결과를 발표했었는데, 그때 당시 채용 과정에서 억울하게 떨어진 사람들이 처음으로 구제가 됐다고요?

<기자>

이번에 가스안전공사에서 억울하게 탈락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첫 사례가 나올 것 같습니다. (구제를 했어요?)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5년, 2016년 채용할 때 면접 점수가 조작돼서 억울하게 탈락한 12명 중에서 아직 취업을 하지 않은 8명을 올해 하반기부터 입사시키기로 했습니다.

당시 가스안전공사가 인사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를 뽑기 위해 최종 면접 점수를 조작했다는 게 감사원에서 적발이 됐는데, 검찰 조사 끝에 법원에서 판결까지 나왔습니다.

그때 부정 채용된 3명은 직권면직 조치가 됐고, 당시 사장과 인사 담당자들도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비리 특별점검을 하면서 부정합격한 사람이 최소 100명이라고 밝혔는데, 앞으로도 구제되는 사람들이 더 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신 것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문제입니다. 감사원에서 적발된 다음에 검찰에서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4, 5개월 정도 걸리고요, 또 채용 당시의 인사 자료를 가지고 피해자라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야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강원랜드같이 대규모 채용 비리 의혹이 나와서 아직도 수사 중인 기관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시간을 좀 당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경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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