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배현진 전 앵커가 지난 9일 자유 한국당에 입당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13일 박성제 MBC취재 센터장(보도국 부국장)이 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박 부국장은 팟캐스트 ‘정치신세계’에 출연해 배현진 전 앵커의 한국당 입당 관련 질문을 받고 “이미 정치권으로 갔기 때문에 배 전 앵커에 대해 언급하는 게 다소 민감하다.”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사표를 낸 다음날 정당에 입당하는 건 MBC에서는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MBC 출신으로서 정치권에 간 사람은 있었지만 보통 몇 달 전에 신변을 정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배 전 앵커가)사표를 냈다고 해서 회사로 많은 전화가 걸려 왔는데 이유를 몰랐다. 그 다음날 바로 입당 기자회견을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배 전 앵커는 한국당 입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중요한 가치, 자유라는 가치가 파산 위기에 놓여있는 걱정을 느꼈다.”고 MBC 내부 분위기를 비판하며 “자유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서는 데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 전 앵커가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뉴스데스크’에서 하루아침에 하차당하고 조명창고에서 대기발령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박 부국장을 반박했다.
먼저 조명창고에서 근무했다는 배 전 앵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박 부국장은 “조명창고에서 근무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건 MBC 출입기자들이 다 아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또 대기발령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 부국장은 “배 전 앵커는 징계를 받은 것도 아니었고 회사가 배 전 앵커에게 어떤 업무를 줘야 할지 고민하는 상태였다. 앵커나 진행자가 다른 프로그램을 맡도록 이동하거나 배정받는 건, PD나 간부들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고, 그들의 인사권이다. 이걸 ‘하루아침에 하차당했다’라는 표현으로, 탄압이라고 하는 게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자와 PD들이 200명 가까이 이상한 곳으로 발령되고, 부당해고 당했다가 법월의 판결을 통해 복직됐다. 이런 사례들이야 말로 ‘하루아침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박 부국장은 “그분이 정치권에 가서 잘 했으면 좋겠다. MBC 정상화를 위해서건 어떤 이유를 위해서건 자신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그걸 못한다면 MBC는 언론으로서 정치인 배현진을 비판할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배현진 전 앵커가 아닌 정치인 배현진으로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제 부국장은 2012 MBC 파업 당시 파업을 주도한 노조 위원이었다는 이유로 해고 당했다. 이에 노조는 해고무효소송을 진행해 MBC를 상대로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상태. 최승호 해직 PD가 새 사장에 선임되면서 박성제 부국장도 복직됐다.
(SBS funE 강경윤 기자)